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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통영 앞바다… 1년만에 되풀이된 낚싯배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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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80㎞ 해상서 화물선과 충돌… 탑승 14명 중 3명 사망, 2명 실종

사망자 등 4명 구명조끼 안 입어

11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해상에서 14명이 탄 낚싯배가 대형 화물선과 충돌해 뒤집히면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15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여 만이다. 낚싯배 승선자는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지만, 이날 사망자 3명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

통영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쯤 통영 욕지도 남쪽 80㎞ 해상에서 파나마 선적 3300t급 화물선이 전남 여수 선적 낚시 어선 무적호(9.77t·정원 22명)와 충돌했다. 사고로 선장과 사무장, 낚시꾼 12명 등 14명을 태우고 있던 무적호가 전복돼 선장 최모(57), 낚시꾼 안모(71)씨 등 3명이 숨지고 정모(51)씨 등 2명은 실종됐다. 무적호는 전날인 10일 오후 1시 25분 여수시 국동항을 출항해 갈치 낚시를 하는 중이었다. 사무장 김모(50)씨는 "사고 해역을 지나는데 큰 상선이 배 옆을 박았다"며 "'구명조끼 입으세요'라고 외치는 순간,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가시거리가 5㎞ 수준으로 시계가 양호했고, 파고도 1.5m 내외로 높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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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 승객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통영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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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나자 화물선 측의 신고를 받은 해경이 오전 6시 41분쯤 현장에 도착해 함정 29척, 항공기 11대 등을 동원한 구조 활동을 펼쳤다. 해경은 "사망자 3명은 뒤집힌 무적호 선실 안에서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며 "구조된 12명 중 8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으나 사망자 3명을 포함해 4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화물선은 울산을 떠나 중국으로 가고 있었다. 당직 사관인 필리핀인 선원 A(44)씨는 "충돌하기 전 낚싯배가 2㎞ 전방에 있는 것을 봤다"며 "피해 갈 줄 알고 운항하다 급히 왼쪽으로 선수를 돌렸으나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낚싯배 선장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해경은 구조자 중 3분의 1가량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무적호 사무장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새벽 시간이라 일부가 잠을 자느라 구명조끼를 벗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경 측은 "구명조끼는 출항 후 입항 때까지, 잠잘 때도 입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해역이 영해를 18㎞가량 벗어난 공해상이었던 점도 조사 대상이다. 해경은 "낚시 영업을 하는 무적호는 영해 내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사고 해역 주변을 중심으로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을 계속할 예정이다. 해경은 또 화물선 측이 최초 사고 신고 때 "배가 바다에 전복돼 있고 사람이 물에 빠져 있다"고만 하고 충돌 사실은 숨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통영=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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