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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노란조끼' 파장…佛 장관·의원 성적모욕 살해협박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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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때린 복서 돕기 모금 비난한 여성장관, 성적인 모욕 수천건 받아

여당 흑인의원에 "아프리카에서 왜 왔냐…머리에 총알 박겠다" 협박

연합뉴스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양성평등 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경찰을 때린 전직 복싱 챔피언을 돕는 모금 운동을 비판한 여성 장관이 SNS에서 네티즌들로부터 성적인 욕설과 인신공격에 시달리다가 경찰에 고발했다.

프랑스에서는 '노란 조끼' 국면에서 표출된 정부와 권력 엘리트집단에 대한 분노가 살해 협박과 인종차별로 번지는 기류다.

마를렌 시아파 양성평등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에 출연해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성적인 모욕과 욕설을 받았다면서 전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아파 장관은 "그동안 수차례 이런 일들을 고발해 여러 명의 유죄판결까지 받아냈는데, 이번에는 정말 도를 넘었다. 살해 협박과 욕설 수천 건을 하루 만에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로부터 받은 욕설들과 모욕을 공개하기도 했다.

'엘리제궁의 창녀', '유대인의 창녀' '마크롱의 암캐' 등 성적인 모욕과 '머리에 고무탄을 맞아도 싸다' , '너를 목맬 것이다' 등의 협박도 있다.

이 밖에 자신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들, 전화와 이메일 등 온갖 방법으로 매일같이 이런 모욕을 받고 있다면서 "남자에게는 그의 생각을 비판하면서 여자는 성적으로 대상화해버리고 폭력과 추잡한 짓을 선동한다"고 비난했다.

무차별적 모욕과 인신공격은 그가 프랑스에서 8주째 이어진 '노란 조끼'(Gilets Jaunes) 연속집회에서의 폭력을 옹호하는 여론을 비판한 뒤 쏟아졌다.

시아파 장관은 시위진압 경찰관들을 마구 때린 전직 복서를 돕는 온라인 모금 운동을 "폭력을 선동하는 짓으로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5일 파리의 '노란 조끼' 시위에서 전직 헤비급 프로복싱 챔피언 크리스토프 데틴제(37)가 시위진압 경찰관 두 명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구속됐는데, '노란 조끼'를 자처한 네티즌들은 데틴제를 돕자는 온라인 모금 운동을 조직, 하루 만에 11만 유로(1억5천만원 상당)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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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과 튈르리 정원을 잇는 인도교 위에서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 현장에서 프랑스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출신인 현직 공무원 크리스토프 데틴제(가운데)가 진압 경찰에게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폭력을 선동하는 일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자 모금은 중단됐다.

시아파 장관 외에도 인신공격과 협박에 시달린 정치인들은 여럿이다.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 장프랑수아 음바예 하원의원은 최근 인종차별 발언과 함께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겠다"라는 살해 협박이 담긴 익명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는 세네갈 태생인 음바예에게 "대체 무슨 권리로 아프리카인이 프랑스의 문제에 간섭하냐. 아프리카나 발전시킬 것이지 프랑스에서 무슨 이득을 보려고 왔냐"면서 다른 흑인의원 두 명의 이름도 거론했다.

음바예는 트위터에 이 협박편지를 공개하고 "내가 겁을 먹었냐고? 아니다. 내 아름다운 조국 프랑스에서 인종혐오가 사라지게 하겠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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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프랑수아 음바예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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