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美 볼턴, 이스라엘 총리에 “中 통신회사 장비 사용 우려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중국 통신회사 장비를 사용하는 게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9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와 ZTE를 겨냥해 연일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간첩(스파이)"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날 로이터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 볼턴 보좌관은 지난 6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중국산 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 행정부 관리는 "우리는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훔치는 일과 중국 정부가 정보 수집 목적을 갖고 중국 통신업체를 이용하는 모든 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019년 1월 6일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AP


미국 측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민감한 정보 등을 공유할 때 어떠한 ‘장애물’이 있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장애물 중 하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화웨이와 ZTE가 시장에 침투하는 걸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달부터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에서 화웨이 창업주 딸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이전에도 미 행정부는 화웨이와 ZTE가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통신 장비를 이용해 미국인을 상대로 간첩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두 기업의 미국 내 영업을 제한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화웨이와 ZTE는 "자사 제품과 간첩 활동은 관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화웨이와 ZTE를 비롯한 중국 업체가 이스라엘로 손을 뻗고 있다. 화웨이는 2016년 이스라엘의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헥사티어와 인터넷 기업 토가네트웍스를 각각 4200만달러(약 470억원)와 1억5000만달러(약 1678억원)에 사들였다. ZTE도 2013년 고위급 대표단을 이스라엘에 파견하며 이스라엘 IT(정보기술)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고 로이터가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기업에 대해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016년 이스라엘이 보안 침해를 우려해 ‘화웨이나 ZTE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미공개 정책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의 이스라엘 하이파항 인수 문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군 6함대의 주요 정박지이기도 한 하이파항을 인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교통부는 2015년 중국 상하이 국제항무집단(STPG)과 하이파항 확충 개발 프로젝트에 합의하면서 항만 운영권을 25년간 중국 측에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STPG는 오는 2021년부터 운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 측이 강하게 반발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관련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다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