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타고투저 KBO리그, ML 따라 커브 전성시대 열릴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양현종, 김광현, 류현진 등이 6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2018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 참석해 플래시 세례를 받고있다. 2018.12.06.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과 미국 모두 타고투저인 것은 분명하다. KBO리그는 2014시즌을 시작으로 타자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메이저리그(ML) 또한 최근 3년 동안 어느 때보다 많은 홈런이 터졌다. 에이스 투수가 하위타순 타자에게 홈런을 맞고 고개 숙이는 장면이 낯설지 않다.

어쩌면 예고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기본적인 훈련량부터 차이가 난다. 훈련 기간 무작정 많은 공을 던질 수 없는 투수와 달리 타자는 쉬지 않고 배트를 돌린다. 배트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가벼우면서도 반발력이 강하게 진화한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이대로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투수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배트도 반발력 수치를 측정하고 반발력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마냥 물러설 수는 없다. ML에서는 ‘커브’를 해답으로 삼았다. 구단은 홈런 공포에서 탈출하기 위해 너도나도 ‘커브볼러’에 주목했다. 가장 느리면서도 변화가 심한 커브 구종을 잘 던지는 투수가 홈런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8시즌 찰리 모튼(휴스턴), 마이크 파이어스(오클랜드),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 등이 커브를 앞세워 도약했다.

LA 다저스 류현진(31) 또한 2018시즌을 앞두고 커브 연마에 집중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부터 커브의 회전수를 체크했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커브와 존 아래로 떨어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커브를 나눠서 구사하고 있다. 류현진은 “두 커브의 구속 차가 6~7마일 정도 난다. 작년 겨울부터 커브에 신경 쓰면서 성공적으로 구질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커브를 통해 진정한 팔색조로 거듭난 류현진은 2018시즌 1점대 방어율(1.97)을 기록하며 다저스 선발진의 중심으로 재도약했다.

KBO리그 투수들과 투수코치들도 커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KBO리그 최고 좌투수 양현종도 2019시즌의 과제를 커브로 삼았다. 타자의 타이밍을 흔들고 쉽게 볼카운트를 선점하기 위해 커브를 연마하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종은 “올해 (류)현진이형이 커브를 던지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평소 현진이형이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눈여겨 보고 참고하는데 나도 커브를 향상시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양현종에게 커브는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이은 네 번째 구종이다. 하지만 류현진도 예전에는 커브의 비중이 직구, 체인지업보다 월등히 낮았다.

강상수 KIA 투수코치 또한 LG 투수코치 시절 류제국, 임정우, 임찬규에게 커브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타자 입장에서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경우 동일한 타이밍에 배트를 휘둘러도 양질의 타구를 생산할 수 있다. 한 시즌 생산되는 홈런의 30% 가량이 직구에 타이밍을 맞춘 상태에서 슬라이더를 공략해 장타로 연결된 경우다. 하지만 커브는 타이밍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직구를 노리다가 초구 커브, 혹은 2스트라이크 이후 처음 들어오는 커브를 만날 경우 타자는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예상하지 못하면 대처하기 어려운 구종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유용한 구종일수록 구사하기 힘들다. 커브볼러 대다수가 중고교 때부터 커브를 연마했다. 프로 입단 후 새롭게 커브를 터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듬해 2월부터 일제히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는 가운데 많은 투수들이 ‘커브볼러’를 향해 질주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