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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신년인터뷰]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영리병원 허가는 원희룡 지사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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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인사 독립권 확보' 가장 큰 성과…행정사무조사 1차 부결 유감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최근 논란이 된 영리병원 허가 문제에 대해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론조사가 갖는 힘과 의미를 간과해 오판한 것"이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6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12.26



김 의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공론이 갖는 힘과 의미를 간과했다고 본다"며 "지사가 임의로 수용·불수용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기에, 지사가 사과했음에도 도민사회가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회 인사 독립권 확보'를 제11대 도의회 들어 가장 큰 성과로 자평할 수 있다"면서도 하수관 역류사고로 논란을 빚은 제주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1차 부결사태로 도민의 지탄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표현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 문답.

-- 제11대 도의회가 구성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성과와 아쉬운 점이 있다면.

▲ 가장 큰 성과로 자평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의회 인사 독립권 확보'다. 의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한을 의회, 의장이 갖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지난 9월 도내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1차 부결사태로 도민의 지탄을 받은 부분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 제주도의회가 도민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6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12.26



▲ 의회는 도정의 관료제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아닌 치열하게 논쟁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곳이다. 의장의 역할은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라 43명 의원의 소통과 조정이라는 과정을 거쳐 어떻게 결론을 끌어낼 것이냐를 고민하는 자리지만, 그 역할이 모자란 것이 아니었나 자책해본다. 앞으로 지역의 민원이 도 현안으로 대두되기 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

--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횡포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결정된 의견이 곧 의회를 대변하는 구조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소수정당 의견을 완전히 배제해선 안 되기 때문에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의 합의점을 찾고 조정해나가는 역할을 의장이 해야 한다고 본다.

-- 제주도 행정시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 심사 보류됐다. 의장이 생각하는 제주도 행정체제 개편 방향은.

▲ 동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있어 세 가지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행정의 책임과 서비스 개선 가능성. 둘째, 제주특별법 개정 실현 가능성. 셋째, 추후 보완 가능성이다. 결론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가 최선의 안이 아닐 수 있으나, 현행 체제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안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초의회 부활은 상충하는 문제가 많아 도민사회 합의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 행정시장 권한에 너무 매몰되면 나무는 보되 결국 숲은 보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6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12.26



-- 제주도의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어떻게 바라보나.

▲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론이 갖는 힘과 의미를 간과했다고 본다. 공론은 지사가 임의로 수용·불수용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기에, 지사가 사과했음에도 도민사회가 그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 제주의 가장 시급한 현안을 꼽는다면.

▲ 올해까지는 상하수도 관리부실 문제를 가장 크게 바라봤다. 내년에는 제2공항 문제가 다시 대두될 것 같다. '제2공항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이하 재조사 검토위)의 2개월 활동 연장 합의가 깨지면서 반대 측이 다시 들고 일어서는 분위기다. 재조사 검토위 활동 연장을 해야 한다. 2개월 단축하려다 2년 내지 20년 지연될 수 있다. 제2의 강정이 될 수도 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힘들겠지만 결과만 나오면 추진력은 상당히 좋아질 것이다.

-- 새해 역점 사안과 도민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제주도의회의 슬로건인 '도민주권과 특별자치를 선도하는 혁신의정'을 위해 구체적 플랜을 준비 중이다. 도민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제주특별자치도민 삶의 질 향상 정책체계 구축 방안'을 준비 중이다. 2019년은 기해년 황금돼지해다. 그 뜻 그대로 도민들의 삶의 여건이 조금은 더 여유로워지길 희망한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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