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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선수 병역면제 손질할 것…마일리지제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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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32년 남북올림픽, IOC도 관심

아시안게임 용선 금메달 큰 수확

평창경기장 활용 전담 재단 신설

정선 가리왕산은 복원이 원칙

중앙일보

남북 단일팀 결성을 주도했던 도종환 문체부 장관.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가 남북 교류의 결실을 보는 종착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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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엔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엔 러시아 월드컵이 열렸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도 국민의 관심을 끄는 대회였다. 더구나 평창 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일부 종목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면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텄다.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를 주도한 도종환(6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분소에서 만나 2018년을 보낸 소회를 들어봤다.



Q : 올 한 해 스포츠계에 큰일이 많았는데.



A : “정말 바쁜 한 해였다.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드래곤보트(용선)에 출전했던 남북 단일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북측도 실력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단일팀을 만든 뒤 금메달까지 땄다. 남북이 힘을 합치면 시너지가 난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북측 사람들도 이런 걸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다니더라. 스포츠가 남북 간의 대화를 순조롭게 풀어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었다. 탁구의 차효심, 장우진도 7월 코리아 오픈에서 우승하지 않았나. 드래곤보트와 탁구가 보여줬듯 남북이 합치면 큰 힘을 낼 수 있다.”




Q :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A : “여러 가지로 걱정을 많이 했다. 추위 걱정도 많았다. 모든 언론이 우려했고, 정부도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총리가 개막 리허설에 참여했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다더라(웃음). 그런데 개막식 당일 날이 풀렸다. 하늘이 도왔다. 이것뿐만 아니라 평창 올림픽 끝나고 3월 패럴림픽을 앞두고도 네 차례에 걸쳐서 눈이 펑펑 쏟아졌다. 1년 동안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일을 스포츠가 해냈다. ‘평창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지만, 결국 ‘평화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올림픽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평화인데, 평화의 가치를 잘 실현한 게 평창 올림픽이라고 했다.”




Q : 남과 북이 힘을 합쳐 2032년 올림픽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데.



A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년 2월 15일 남북 체육장관들이 스위스 IOC 본부에 가서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IOC가 먼저 설명회를 요청했는데 이건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낙관할 순 없지만, 스타트는 좋다고 본다. 평창 올림픽이 남북의 평화와 번영의 출발점이었다면, 2032년은 그 결실을 보는 종착점이 되면 좋겠다.”




Q : 평창 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공정성 논란이 생겼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보완할 방법이 있을까.



A :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문제를 제기한 건 크게 두 가지다. 왜 선수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국가가 결정하느냐. 두 번째는 왜 선수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하느냐다. 선수들한테 왜 물어보지 않았냐고 하는데, 선수들 찾아가서 많이 만났다. 선수들에게 작게 양보하고 크게 얻는 길이라고 설득했다. 선수들이 ‘양보하면 뭘 얻을 수 있습니까, 진로가 막막하다’ 하기에 실업팀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그 실업팀이 오늘(20일) 창단했다. 수원시청 여자아이스하키팀이다.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북한과 단일팀을 하면, 선수 구성 비율이 5대5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다. 이 문제를 놓고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 체육장관과 IOC 조직위원회가 논의했다. IOC는 엔트리를 27명으로 늘려주겠다고 했지만, 엔트리를 늘리지 않고 북한 선수 3명을 받기로 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결국 한국 23명, 북한 12명이 출전했다). 국가가 선수 구성을 마음대로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제대로 설명을 못 한 탓에 문제가 됐다. 그 이후에는 어떤 종목이든지 단일팀 구성을 할 때면 선수와 협회에 물어본다. 못 하겠다고 하면 안 한다. 앞으로도 동의하는 종목만 하려고 한다.”




Q : 평창 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데 어떻게 풀어가실 건가.



A : "경기장 사후 활용 관련해서는 올림픽이 끝나기 전부터 국가가 지원하고, 함께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제까지 경기장 사후 활용을 놓고 국가가 지원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기재부와 협의해 이번엔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대신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용역을 줘서 정밀하게 조사를 한 뒤 지원 기준과 비율을 정하자고 했다. 조사가 끝나면 흑자 올림픽을 치르면서 남은 수익금으로 운영 재단을 만들 거다. 이 재단은 내년 3월에 출범한다. 조사 결과는 내년 6월에 나온다. 그 결과가 나오면 기준과 원칙을 갖고 사후 활용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이다.”




Q : 알파인 스키 종목이 열렸던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슬로프는 복원할 것인가.



A : "그건 이미 올림픽이 끝나면 복원하기로 결정한 사항이다. 관리 문제는 산림청으로 이관돼 있다. 복원할 경우 예산이 700억~800억원 정도 든다. 이 예산을 강원도와 산림청이 나눠서 내자는 게 산림청 입장이다. 그러나 강원도는 올림픽이 끝난 뒤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 코스의 상부는 복원하고 아랫부분은 체육 시설로 이용하게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청은 예정대로 복원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 조정이 필요하다.”




Q :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스포츠 스타들만 병역 혜택을 주는 바람에 공정성 시비도 생겼는데.



A : "국방부·병무청과 협의할 사항이다. 문체부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엔 선수들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주라고 국민이 요구하지 않았나. 이번에는 이런 병역 혜택과 관련해서 사회 각계각층의 전반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서 병무청과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 마일리지제, 누적점수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제안이 있다. 병역 특례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Q :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하고 국민과 스포츠팬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A : "건강하게 사시고 여유 있는 삶을 즐기시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쉼표가 있는 삶을 사시고, 문화로 아름다운 삶을 사시면 좋겠다. 브라질에 마샤 메데이로스라는 시인이 있다. 그는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독자 여러분도 서서히 죽어가는 게 아니라, 서서히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삶을 사시면 좋겠다, 모든 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자신을 축복하면서 핀다고 한다. 스스로 사랑하고 축복하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시면 고맙겠습니다.”


정제원 스포츠 팀장 chung.jeh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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