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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단독] 한국GM 법인분리 수익개선 효과 연 600억 뿐…정부·산은만 아는 득실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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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관계자 영업이익 개선규모 확인

600억은 지난해 영업손실 7% 수준

득실 판단자료 미공개 ‘깜깜이 합의’에

“산은이 합의성과 과대포장” 지적도

정무위 관계자 “혈세 들어갔으니 따져봐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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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법인분리에 제동을 걸었다가 찬성으로 돌아선 2대주주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합의 성과로 ‘수익성 개선’ 등을 들었으나, 이렇게 개선되는 영업이익 규모는 연간 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연매출이 10조7978억원이고 영업손실이 855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런 정도의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수익성 개선만으로 법인분리에 찬성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외부에서 합의 득실을 가늠할 만한 객관적 수치 등 근거가 거의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합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산은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이번 합의로 얻는 수익성 개선 효과는 한국지엠의 분할된 2개 법인을 합쳐 연간 영업이익 600억원 규모로 확인됐다”며 “수익성 개선이 아예 안 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개선 규모가 크지 않고,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한국지엠 관련 합의 내용을 국회라도 득실을 따져봐야 하는데 불투명한 지점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지엠 법인분할이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한 직후, 산은은 “(법인분리 사업계획을) 검토한 결과 (2개 법인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한국지엠의 부채비율 개선 등이 예상된다”며 “협상 과정에서 산은이 주장한 기술계약 개편 조건이 반영된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부품산업에서 생산량과 신규고용 증가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은은 이와 관련된 수치 등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들을 만나 “비공개 조건 협상이라서 구체적 숫자는 에둘러서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은과 전문용역기관이 생산부문과 연구개발 부문을 쪼개는 법인분리와 기술계약 개편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실보다 득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지엠과의 관계상 근거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장 산은이 영업이익과 기업가치 증가, 재무비율 개선 정도 등 관련 수치 대신에 공개한 합의 성과물에 대해선 ‘과대포장’에 가깝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산은은 이번 합의로 연구개발 법인을 준중형 스포츠실용차(SUV)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의 ‘중점 연구개발 거점’으로 지정했다고 성과를 내세웠다. 산은은 이런 거점을 지칭하는 지엠 내부 용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중점 연구개발 거점’은 산은이 자체적으로 만든 용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5월에 타결한 협상에선 연구개발 물량은 스포츠실용차만 약속했는데, 이번엔 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종도 추가로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지엠 노조 쪽에선 이런 거점을 지칭한다는 글로벌 지엠의 개념 자체가 이미 수년 전 폐기된 상황인데다, 새로 온다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종 연구개발 물량은 두달여 전부터 한국으로 오는 게 기정사실화 돼 구성원들에겐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정부와 산은은 국익을 위한 선의를 내세워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비공개로 돌리고 유리한 합의를 따냈으니 그냥 믿으라고만 한다”며 “혈세가 들어간 이상 객관적으로 상황을 짚어볼 여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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