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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해는 힘들지만”…남북협력으로 北 달래며 연초 기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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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6자수석 대표 이어 비건 美 특별대표 방한

3박4일 동안 관계부처 두루 만나고 북핵 협상·남북 교류 긴밀히 협의

안보리·美 독자제재는 유지하지만 남북교류 측면지원으로 ‘신호’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정례화에 합의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한 것이지만 북핵 비핵화 협상 교착이 장기화되려는 시점에서 한미가 ‘돌파구’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19일 오후 인천공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오는 2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20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6자 수석협의를 시작으로 21일 한미 워킹그룹 회의 및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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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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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경제개발 수요 높아…제재완화 유지하며 측면지원?

미국은 여전히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이후에 제재 해제가 뒤따를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북한 비핵화가 빨리 이뤄지면 제재도 빨리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적인 트럼프 정부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이 원칙을 깨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로서는 남북교류를 위한 간접 제재 완화에 동조하는 것이 미국이 북측에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미국이 제재완화 등의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며 북미 고위급회담도 미루는 등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신 북한은 오는 26일 남북연결 철도 도로 착공식을 개최키로 하는 등 남북대화의 끈은 유지하고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내부 경제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만약 (북한 경제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면 북한은 외화 수입 증가, 즉 제재 완화에 자신들의 정치외교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 연구위원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화협정 체결을 먼저 요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북한은 9월 이후 대북 제재 완화를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북한이 정치적 목표인 평화협정에서 멀어지고 제재 완화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북한경제의 외화 수급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비건 판문점 접촉 가능성도 제기…직접 회동은 어려울 듯

일각에서는 비건 특별대표가 이번 방한 기간에 대북 직접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전 비건 대표의 방한에 비해 이번 체류 기간이 길고, 내년 초 고위급 접촉이나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북미간 협의 재개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우리 정부 부처 인사를 만나는 일정 외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가능성 수준 아니겠느냐’며 실제로 북미 직접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 기간에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만날 가능성을 묻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발표할 것은 없다”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 강화를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가 4차례 한국을 찾았을 때도 북측 협상 상대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판문점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제기되곤 했으나 이뤄진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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