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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겨울 대표어종 빙어 뱃속, 알고보니 유산균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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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린이들이 지난 2월 강원 인제군에서 열린 인제 빙어축제에서 얼음 구멍에 낚시대를 드리운 채 빙어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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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낚시꾼들을 끌어모으는 ‘빙어’ 뱃속이 알고보니 유산균 천국이었다.

환경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겨울철 대표 어종인 빙어를 비롯해 11종 어류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유전정보)을 분석한 결과, 빙어 장내에 유산균으로 잘 알려진 ‘락토바실러스’가 높은 비율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19일 발표했다.

빙어 장내를 분석해보니 락토바실러스의 비율이 최대 55.5%, 평균 28.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장내에는 0.01% 정도를 차지하며, 이번에 함께 조사한 나머지 10종의 어류 장내에선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그 외 빙어 장 속에선 비피도박테리움 등 다른 유산균도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적절한 양으로 투여하면 숙주의 건강에 유익을 줄 수 있는 생균 미생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정의한다. 락토바실러스와 같은 유산균이 가장 대표적인데, 한국 식약처가 효능을 인정하는 프로바이오틱스 19종 중 11종이 락토바실러스이다. 락토바실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236종 보고되어 있으며, 김치나 치즈와 같은 발효음식에 많이 들어있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중에도 ‘헬베티쿠스’가 많이 들어 있는 사례는 빙어 뱃속이 처음이다. 치즈에서 처음 분리해냈던 락토바실러스 헬베티쿠스는 유제품 발효, 유산균 등으로 활용돼 장내 해로운 균의 번식과 대장의 염증을 억제한다.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정서적 불안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관절염이나 치매 치료에 활용하는 특허도 등록된 바 있다.

빙어 뱃속에 유산균이 많다지만, 날 것으로 먹으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 민물고기에는 기생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왜 빙어 뱃속에 락토바실러스가 많은 지 추가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에 확보한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다른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로 했다.

서민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담수 어류는 주변 환경의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데, 그 중 빙어는 저온의 환경 스트레스를 극복한 어종으로 다양한 효능이 알려져 왔다”면서 “장내 미생물과 숙주 어류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어류 자원 활용을 위한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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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에 사는 빙어떼. |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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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결과. |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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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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