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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20년 집권론은 몽상" 여당 향한 ‘경고음’ 켜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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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민주당 싱크탱크 정책토론회 쓴소리 봇물…"야당 자살골 넣지 않는 한 총선 패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야당이 자살골을 넣지 않는 한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패배한다고 본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8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촛불정신과 문재인 정부 개혁과제 정책 심포지엄'에서 여권에 쓴소리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자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등과 함께 여당과 청와대를 향한 비판을 경청했다.

최 교수가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이유는 경제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는 토론문 제목을 '무능인가 아마추어인가'로 잡았다. 중산층은 저소득층, 저소득층은 빈민으로 전락한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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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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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년 경제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99% 똑같은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주장했던 20년 장기 집권론을 '몽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최 교수는 "스웨덴은 산업계를 우군으로 만들어 장기 집권에 성공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 정책은 아예 실종됐다"면서 "지금 정신을 안 차리면 '제2의 폐족'이 오고, 민심은 싸늘히 식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정책기획위원인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고용 없는 성장, 부동산 정책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부담이 증가했으나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경감 등 보완 대책을 뒤늦게 마련했다"면서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고용 없는 성장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된 데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면서 "부동산은 상대가 강한 만큼 강력한 대책이 필요했으나 파이팅이 아쉬웠다"고 비판했다. 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꺾였지만 정책 효과가 너무 늦었다는 얘기다.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복지제도를 확대했지만 국민이 체감하지 못해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양적 확대를 서둘렀다는 진단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청와대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비판의 각을 세웠다. 그는 "청와대가 각 부처의 역할을 다해 부처가 청와대 눈치를 보며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불과 6개월 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압승을 거두며 차기 총선과 대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20대 남성의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최근 여론 흐름은 여당의 기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여권 일각에서 미래 권력을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여론 악화의 원인이다. 현재의 정치구도를 기준으로 하면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정계개편 등으로 보수 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예측 불허의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민심은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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