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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넉달 미루더니···착공 닷새 앞두고 눈덮인 北도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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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21일부터 2박 3일간 금강산~원산 구간 도로 현지조사 예정

경의 동해선 철도 도로 현지조사 대상중 마지막 대상

남북 이견으로 4달여 시간 보내다 눈쌓인 추운 겨울에 조사에 한계

26일 착공식 앞두고 구색맞추기식 초치기 조사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

그동안 미뤄졌던 북측 동해선 도로 현지조사를 오는 21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19일 전했다. 이 당국자는 “남과 북이 합의한 경의선ㆍ동해선의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해 다양한 협의와 협력을 진행해 왔다”며 “최근 남북이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북측 동해선 도로의 현지조사를 이번 주말 2박 3일간 진행키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남북이 오는 26일 개성에서 철도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진행키로 합의했다”며 “착공식에 앞서 현지조사를 끝내야 한다는 데 남북의 견해가 일치해 21일부터 23일까지 남북이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조사를 마친 박상돈·임종일 현지조사 공동단장을 비롯한 남측 조사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했다. 이번 공동조사는 남측 열차가 북측 구간으로 올라가 북측 기관차 및 열차와 연결해 철도를 실제 운행하며 진행됐다. 조사단이 함경남도 풍례터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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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북이 그간 계속 협의해 왔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도로 현지조사가 연내 착공식 날짜에 맞춰 초치기 식으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추운 날씨에 눈이 쌓인 상황에서 도로 조사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형식적인 조사 아니냐는 논란도 부를 수 있다. 착공식 전에 일단 현지 조사를 하고, 내년 정밀조사 명분으로 정식 조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전직 정부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도로가 눈에 덮여 있는 등 현지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착공식에 앞서 현지조사를 진행했다는 식의 요식행위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ㆍ도로연결은 북한 지역을 통과해 대륙으로 뻗어 나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한반도 신경제지도)인 만큼 착공식 시간에 쫓겨 사업을 추진해선 곤란하고, 차분하고 면밀한 준비로 나서야 한다”며 “그래야 여론의 지지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와 도로 현대화 및 연결의 필요성에 공감한 뒤, 착공식을 연내에 진행키로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다. 그러다 이달 26일로 착공식 날짜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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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철도 조사를 위해 지난달 30일 휴전선을 넘어갔던 남측 열차가 18일 오전 도라산역에 도착해 군인 , 세관 요원들이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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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의 마지막 대상인 동해안 도로의 경우 남과 북이 조사의 범위와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임에 따라 동해선 도로의 조사는 정부의 자체 계획을 세워놓고도 몇 차례 연기됐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철도의 경우 기존 노선이 있었고, 도로 역시 개성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가 이미 건설돼 있어 조사 대상을 합의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원산에서 금강산을 잇는 도로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1급도로) 등 다양한 노선이 있어 노선합의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번 주말 진행할 예정인 현지조사의 대상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이 협의 중인 사안을 미리 알려주기 어렵다”며 “추후 확인해 주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는 원산에서 금강산까지 약 100㎞의 도로를 살펴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비롯해 일반도로도 점검한 뒤 어느 부분을 현대화할지는 추후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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