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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불황의 역설 ②] 불황에도 ‘명품시계’는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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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성장세 둔화속 명품시계 인기는 꾸준

-男, 여전히 시계 선호에 요즘엔 여풍까지 가세

헤럴드경제

롯데백화점은 본점 에비뉴엘 ‘로저드 뷔’ 매장에서 전세계에서 8점만 생산된 16억원대 다이아몬드 시계 ‘벨벳 리본 하이 주얼리’를 선보였다. [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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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걱정이 앞서지만 이런 고민과 상관없이 해외 명품시계는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시선을 끈다. 소비위축으로 백화점 매출은 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명품시계만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선택의 폭이 엄청 커진 것이 한 원인이다. 또 패션에 눈 뜬 남성들이 정장 구입에는 인색해도 시계만큼은 명품을 찾는 트렌드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명품시계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3.3%에서 올해(1월~11월) 18.3%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시계 매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남성 주얼리ㆍ시계 매출 비중은 2016년 30.8%에서 2017년 32.8%, 2018년(11월 기준) 33.5%까지 계속 증가세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한가지 상품에 투자하는 남성들의 소비 성향이 명품시계로 집중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명품 시장에서 남성 소비자 파워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모와 패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 ‘그루밍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테크 수단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 성향도 빼놓을 수 없다.

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명품시계 중에서도 300만∼500만원대 수요층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1000만원 이상의 고가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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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브레게’ 매장에서는 3억원대의 여성 시계인 ‘레인 드 네이플 하이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제공=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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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명품시계 시장에 여풍(女風)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이 올해(1월~11월) 수입시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성용 시계를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피아제ㆍ브레게에서 여성 시계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20% 신장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명품시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성별 매출 비중에도 변화가 생겼다. 여성 매출은 2016년 19.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6.3%로 늘었고, 올해는 11월말 기준으로 38.7%까지 증가했다. 반면 남성은 같은기간 80.2%에서 70%대로 줄더니 올해 61.3%까지 낮아졌다. 게다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명품 시계 매출을 분석한 결과로 보면 여성 고객의 매출 증가 속도가 앞섰다. 올해 11월 말까지 누적 기준으로 남성은 21.5%였으나 여성은 36.1%로 앞질렀다. 지난해에도 남성(22.1%)보다 여성(30.8%)의 매출 신장률이 앞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인구가 늘고 소비력이 증대되면서 수입시계 브랜드마다 여성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있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해외 명품시계 브랜드 행사들도 여성 수요층을 겨냥한 이벤트가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3~4년 전만해도 시계를 착용해보는 ‘시착 이벤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원데이 플라워 클래스’, ‘와인 테이스팅’ 등 여성 수요자 참여를 겨냥한 이벤트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수입 시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2억96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2400만달러로 10년사이 244%나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 졸업이나 입학ㆍ입사 등 행사가 많아 관련 선물 수요가 집중된다”며 “특히 골드미스나 그루밍족이 연말 자기를 위한 선물로 명품시계를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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