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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주열 한은 총재 "최저임금 큰 폭 인상…고용 영향 적지 않을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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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주열 한은 총재 송년간담회 열어

"2회 연속 두자릿수 인상 영향 적지 않을 것" 경고

"반도체 호황이 경제 이끌어왔지만 , 앞으로 3~4년 후 우리 경제 걱정"

"성장동력 마련해야…경제주체들 이익만 앞세우면 그 이익까지 지켜낼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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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간당 최저임금이 2년 연속 큰 폭으로 인상된 것이 고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에는 정부가 기업 중심의 정책을 펼쳐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진단도 내렸다.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 1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총재는 "최저임금이 올해 16.4% 올랐고 , 내년에는 다시 10.9% 오를 것"이라며 "2회 연속 두자릿 수 인상은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내년에는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런 정책 의지로 어느 정도 (최저임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폭이 적용된 올해 고용 영향 지표는 "실제 데이터가 아직 나오지 않아 숫자로 제시하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가 최저임금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10월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최저임금이 분명히 고용에 영향을 주지만 정부에서 적극적 보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두 달 만에 이 총재의 최저임금 관련 발언 강도가 세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언급하며 부작용을 공식 시인한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한국은행에서 보고서를 통해 전체 근로자들 중 최저임금 인상 대상 근로자 비율이 늘면, 이들의 근로 시간과 임금이 줄어든다고 발표한 것도 발언 수위를 올린 데 한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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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2.7%로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내년도 거시경제 흐름이 올해에 비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수출이 내리막을 타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는데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3~4년 후 앞으로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선다"며 "새로운 선도 산업을 육성해야하지만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려고 하면 당사자들의 이해 상충 때문에 가로 막혀 성과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이 총재는 "개인, 근로자, 기업, 정부를 포함해 각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우면 장기적으로 그 이익까지 지켜낼 수 없을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 좌초를 예로 들었다.

내년도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선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가 목적인 '금융안정'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응할 '거시경제' 흐름을 균형 있게 살펴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대내외 경제 위험 요소들을 수차례 언급하며 '위기상황'이라 강조한 점을 미뤄보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려도 한은이 인상에 동조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 총재는 "올해는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달러를 넘는 해이긴 하지만 고령 사회에 세계 최고 속도로 진입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어,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로선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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