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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 법원, ‘러시아 스캔들’ 플린 선고 연기…“특검 수사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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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선고를 연기했다.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할 정도로 범죄가 위중하지만 일단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협조하라는 의미다.

미 CBS에 따르면, 미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에밋 설리번 판사는 18일(현지 시각) 열린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공판에서 예정됐던 선고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사에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심리는 내년 3월 13일 재개될 예정이다.

설리번 판사는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팀의 조사에 계속 협조할 수 있도록 선고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판사는 플린 전 보좌관의 형량을 결정할 때 특검에 협조한 점을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플린 측에 특검 수사에 계속 협조할 뜻이 있는지 물었고, 플린 전 보좌관의 변호인이 이에 동조하면서 선고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왼쪽) 특별 검사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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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판사는 공판에서 플린 전 보좌관을 향해 맹공을 날렸다. 그는 플린 전 보좌관의 혐의가 ‘매우 심각한 범죄’라며 "경멸과 혐오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설리번 판사는 또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당국 관계자를 만난 것에 대해 "사실상 나라를 팔아넘긴 것과 같다"고 퍼부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이날 공판에서 "FBI에 거짓말하는 것이 범죄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에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6년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 만나 러시아 제재 등에 대해 논의한 사실이 알려져 취임 24일만에 백악관에서 물러났다.

FBI는 당시 회동에서 러시아 제재 등에 대한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월 FBI 조사에서 플린 전 보좌관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뮬러 특검 조사에서 그는 FBI 조사 당시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했고, 특검은 그를 기소했다.

위증 혐의로 기소된 플린 전 보좌관은 당초 최고 6개월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는 이후 ‘플리 바겐(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감경받는 것)’을 통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앞서 뮬러 특검은 지난 4일 재판부에 플린 전 보좌관의 불구속을 요청했다. 플린 전 보좌관이 특검 수사 과정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플린 전 보좌관은 그동안 19차례 특검의 대면 조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가 연기된 플린 전 보좌관이 앞으로 특검 수사에 협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판 전 트위터에 "오늘 법정에 설 플린 장군에게 행운을 빈다"며 "그에게 가해진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공모에 대해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보는 건 흥미로울 것이다. 공모는 없었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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