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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공공기관 임금체계 ‘직무급+성과급’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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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새만금개발공사에 시범적용..최대 4% 인센티브

직무급+성과연봉으로 “입사 동기도 임금 달라져야”

내년 6월까지 ‘공공기관 호봉제 폐지’ 매뉴얼 마련키로

공공기관 노조 반발 거셀 듯 “공무원 호봉제 폐지하라”

이데일리

공기업(시장형) 직원의 평균 연봉이 지난해 8000만원을 넘었다.[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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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에 직무급제를 도입하면서 성과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성과연봉제’ 요소도 반영한다. 동기로 입사해도 직무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하고, 평가를 잘 받으면 최대 4% 임금을 추가 인상하는 인센티브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범 사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매년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가 폐지되는 것이어서 노조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호봉제→직무급+성과연봉..내년 6월까지 매뉴얼

18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새만금개발공사(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의 직무급 연구용역(새만금개발공사 보수체계 설계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직무급제와 성과연봉제를 결합한 행태를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의 한 방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컨설팅 회사인 에프엠어소시에이츠(FMASSOCIATES)에 의뢰한 연구용역이다.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 직무급제 시범사업의 일환이다.

새만금개발공사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정부가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공공기관 직무급제의 얼개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임금 구조는 직무급, 성과연봉, 법정수당으로 바뀐다.

호봉제가 폐지되고 기본급은 직무급으로 대체된다. 성과연봉은 경영평가 성과급과 업무성과급으로 나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직무급 비중이 50%를 넘되 구체적인 비율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수십단계 호봉제 다층 구조는 전면 폐지한다. 직무 등급은 신입 1등급에서 임원 5등급으로 5단계로 간소화 한다. 직무 개수는 총괄 직무, 기획 및 운영, 보조 및 지원 직무로 대분류한 뒤 총 55개로 소분류 했다.

직무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했다. 새만금개발공사 관계자는 “입사 시점이 아니라 하는 일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뒀다”며 “입사 동기더라도 임금 수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임금은 직무등급이 오르거나 평가를 잘 받아야 인상된다. 기본급 성격의 직무급은 직원 전체의 ‘일괄인상률’을 정한 뒤 평가 결과에 따른 ‘평가인상률’을 더해서 정해진다. 일괄인상률은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한 1%가 예시로 제시됐다. 평가인상률은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으면 4% 추가 인상률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무분별하게 임금이 오르지 못하도록 등급별 상한선도 정해 놓았다.

직무급제의 최대 난제인 ‘직무평가’도 세분화했다. △전문성 및 숙련도 △직무 희소성 및 확보 용이성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수준 △자원 통제력 △문제해결 요구수준 △전략적 중요도 △의사결정 영향력 및 성과 책임 등 7개 요소에 따라 평가한다.

‘주요언론 등 고위의 광범위한 관계자 접촉’, ‘타 기관과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해결책 제시’ 등이 평가항목으로 제시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새만금개발공사는 직무급제의 한 사례”라며 “최종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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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 방침을 밝혔다.[연합뉴스 제공]




◇“공무원 호봉제도 폐지해 전반적 임금 개편해야”

앞으로 정부는 새만금개발공사를 통해 직무급제 도입의 성과, 문제를 살펴볼 예정이다. 지난 9월21일 설립된 새만금공사는 경력직에 이 같은 직무급제를 도입했고 내년 중으로 공채 신입직원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9년 경제정책방향’ 관련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직무급 도입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직무급으로 가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며 “공공기관 의견수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무급제 확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새만금개발공사에는 노조가 없어 직무급제 도입이 현재까지 순조로웠지만 다른 공공기관의 노조는 민주노총, 한국노총에 가입한 상태다.

한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려면 공무원 호봉제도 폐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성과연봉제 도입처럼 논란만 일으키다가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광표 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매년 호봉이 올라가는 것을 억제해 임금을 깎는 게 필요하다고 솔직하고 명확하게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 같은 업종 간, 공공기관 내부 직원 간 임금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며 “공무원 호봉제 폐지까지 포함해 공공부문의 임금 개편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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