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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보헤미안 랩소디' 천만관객 돌파시 경제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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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소프트 랜딩]국내 영화산업을 뛰어넘어 내수 경기에 훈풍이 될 것으로 기대

머니투데이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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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흥행 레이스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국내 누적 관객 수 802만1659명을 기록해 개봉 48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근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이후 타 영화보다 두 배 이상 높은 8.6%의 재관람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12월 16일 기준 997개의 스크린(점유율 13.5%)을 확보해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인기몰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주(12월 10일~12월 16일) 기준으로 88만2347명이 관람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흥행 속도라면 올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극장가에서 천만 관객을 넘은 영화는 2편이다. ‘신과 함께-인과 연’이 약 1227만 명을 동원하며 관객 수 1위에 올랐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1121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만약 ‘보헤미안 랩소디’의 관객이 천만명을 넘어설 경우 올해 개봉작으로는 세 번째, 그리고 역대 기록으로는 23번째로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로 역대 최고 흥행작은 2014년에 개봉된 ‘명량’(1762만명)이다. ‘신과 함께-죄와 벌’(2017년 개봉)이 1441만명으로 2위, ‘국제시장(2014년 개봉)’이 1426만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흥행 수익 면에서도 ‘보헤미안 랩소디’의 기록은 놀랍다. 영화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는 17일 기준으로 국내 매출액이 약 690억원으로 ‘퀸’의 본고장인 영국의 664억원을 제쳤다고 밝혔다. 국내 매출액은 개봉국인 동시에 가장 큰 영화시장인 북미 시장의 누적 매출액 1억8042만달러(약 2040억원)에 이어 두 번째 흥행 기록이다.

최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스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거둔 흥행 수익은 6억870만달러(약 6889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 투자 규모와 맞먹는 액수다.

무엇보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단순한 흥행 수익 외에도 국내 경제에 다양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5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11월 3일∼12월 2일) 동안 40대와 50대 이상 소비자의 기타와 드럼 등 악기구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퀸’(Queen)의 음악과 함께 젊은 시절을 보낸 50대 이상 소비자의 드럼 세트와 드럼 스틱 구매는 각각 433%와 129%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서점가에서도 퀸의 효과가 나타났다. 영풍문고에 따르면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판매량이 11월 한달 간 전월에 비해 약 30배 가량 증가했고, 저널리스트 레슬리 앤 존스(Lesley-Ann Jones)가 쓴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는 약 15배, ‘Queen 보헤미안에서 천국으로’는 약 10배 가량 늘어났다.

게다가 영화의 열풍에 힘입어 퀸 헌정밴드인 ‘더 보헤미안스’(The Bohemians)의 라이브 공연까지 내년 초 예정돼 있다.(☞관련 기사: "[단독]새해 벽두 '퀸 판박이 헌정밴드 '내한공연')

싱글 앨범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유튜브 조회 수는 현재 6억뷰를 초과했고, 영화 극중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Live Aid) 자선공연은 영화 개봉 후 유튜브에서 재생 수 1억뷰를 초과했다. 또한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75년 발매된 퀸(Queen)의 싱글 '보헤미안 랩소디'가 스트리밍 16억 건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디 이뿐인가? 방송계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에 힘입어 개그맨들이 프레디 머큐리 패러디 분장으로 다양한 미디어에 출연하고 있으며, 퀸의 노래들은 최근 다양한 업종의 광고에 재등장하며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영화 관객 수는 12월 3주차 기준으로 총 2억395만명으로 지난해 연간 2억1988명보다는 다소 줄어들고, 이에 따라 총 매출액도 1조7098억원으로 지난해 1조7566억원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영화산업의 경쟁력과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영화산업의 생산유발효과가 9조7405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3조8593억 원, 고용유발효과 약 8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국내 영화 총 매출액은 1조7155억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액과 거의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국내 영화산업의 경제적 효과와 고용 효과는 그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는 2015년 국내 영화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최근 IPTV와 모바일 확대 및 넷플릭스 등 다양한 영화 매체와 미디어 서비스의 등장으로 소비자들도 웬만큼 입소문난 영화가 아니라면 굳이 극장을 찾아갈 동기가 줄어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례적으로 '복고 열풍'에 '떼창 관람'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키면서 천만 관객을 동원하게 될 경우 가져올 경제적 효과와 고용 파급 효과는 국내 영화산업을 뛰어넘어 내수 경기 전반에 훈풍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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