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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직격인터뷰] 'SK서 방출' 이성우의 하소연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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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저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베테랑 포수 이성우(37)는 후련한 듯 말을 이어갔다. SK는 1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 본인의 의견에 따라 17일 이성우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해달라고 KBO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SK는 이성우에 프런트 자리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성우는 SK의 제안을 고사했다. 가족 때문이었다. 이성우는 2016년 SK로 트레이드됐을 때, 가족들을 광주에 남기고 왔다. SK에서 생활이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었기에 홀로 야구장 근처 원룸을 얻어 살았다. 가족들에 늘 미안했다.

이성우는 “강화 2군에서 전력분석원으로 일을 하라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광주에 가족이 있다. 현실적으로 받는 돈을 생각하면 두 집 살림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현실을 생각했다.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내가 결정을 내린 것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SK의 보도자료가 나온 직후 “이성우의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는 보도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성우는 “무조건 ‘선수를 하겠다’고 나온 것은 아니다. 나는 슈퍼스타도 아니고, 이제 나이도 생각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적이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미련이야 남겠지만, 꼭 선수를 하려고 나온 것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현실을 택할 수밖에 없다. 여의치 않으면 가족이 있는 광주에서 아마추어 코치 일이라도 하고 싶다. 야구를 그만둔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2년간 떨어져 지낸 가족들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베테랑의 이적은 쉽지 않다. 실제 올 겨울 FA 등 이적 시장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성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시기상으로 너무 늦은 상황이다. 물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 등 꾸준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화 내내 후련함과 함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우여곡절이 많은 야구인생이다. 2000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3년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03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이성우는 2005년 SK에서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 KIA로 트레이드됐고, 2017년에 다시 SK로 돌아왔다.

이성우는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우승까지 했다. 다시 밑바닥이지만, 또 일어나면 된다. 19년간 프로생활을 한 것이 자랑스럽다. 지금은 힘들어 할 상황이 아니다. 1월부터는 꼭 새 직장을 찾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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