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연표에 시진핑 125회, 덩샤오핑 60회 언급
덩의 '총설계사' 호칭 사라지고 시진핑 어록으로 채워
'시진핑 신시대 진입' 선언한 새 역사해석 때문인 듯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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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 당ㆍ정의 공식 문헌이나 관영 매체의 논조는 사못 달랐다. 우선 ‘총설계사’란 호칭이 자취를 감췄다. 덩의 색깔이 옅어진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과 그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는 데 촛점이 맞춰지고 있다.
시진핑의 개혁개방 관련 어록으로 개혁개방 40주년 특집 지면의 첫머리를 장식한 인민일보의 18일자 지면(왼쪽). 오른쪽은 시진핑의 이름이 125회 등장하는 반면, 덩샤오핑은 60회에 그친 인민일보 17일자의 개혁개방 40년 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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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인민일보의 편집은 40주년 당일인 1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인민일보는 이날 5면부터 13면까지 개혁개방 특집을 게재했는데 첫머리인 5면을 통털어 개혁개방에 관한 시진핑 주석의 어록을 싣는 데 할애했다. 반면 덩샤오핑은 사진 1장도 40주년 특집 지면에 게재되지 않았다.
국영방송인 중국중앙TV(CCTV)가 방송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란 이름의 7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프로그램의 첫 회는 시진핑 주석의 2018년 신년사로 시작했다. 뒤이어 “200년전인 1818년, 마르크스가 독일에서 태어났다”며 “중국 공산당원은 개혁개방 40년의 성취와 실천을 마르크스에게 바친다”는 나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시진핑의 연설이 또다시 등장했다. 7부까지 이어진 프로그램 전체 구성에서도 덩샤오핑은 별로 높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신시대 개혁의 리더 시진핑’이란 제목으로 A4 용지로 인쇄하면 19장에 이르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개혁은 6년 전 시진핑이 집권했을 때 수심이 깊은 구역으로 들어갔다”고 평가하면서 “지난 6년간 영국 인구보다 많은 700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중국의 중산층은 4억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 전 광둥성 서기가 1978년 덩샤오핑에게 경제특구 설립 조치를 허락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개혁개방 단행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는 시진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위대한 변혁-개혁개방40주년 경축 대형 전람회’중 역대 최고지도자의 업적을 전시한 ‘핵심 결정(關鍵抉擇)’ 전시관 전경. 전임 지도자인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의 전시 면적과 비교할 때 시진핑 주석 전시물이 두 배가 넘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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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의 결단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이 이뤄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진 않지만 과거에 비해 덩의 업적과 공헌에 대한 평가에 할애되는 비중을 과거에 비해 확연하게 줄였다. 이같은 역사해석은 시주석이 지난해 공산당 1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중국은 신시대(신시대)에 진입했다”면서 ‘시진핑 사상’을 새로운 중국의 국가이념으로 내세운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예영준ㆍ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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