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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북극곰 눈물에 '루돌프 눈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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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20여년새 북극 주변 순록 300만 마리 줄어

조선일보

산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의 주인공 순록(Reindeer·사진)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지방 빙하 감소로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북극곰의 눈물'에 이어 또 하나의 북극권 동물인 순록도 생존이 위협받는 '루돌프의 눈물'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현지 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발표한 '북극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0여년 전 500만 마리에 달했던 순록이 지금은 210만 마리로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했던 미 버지니아대 하워드 엡스타인 교수는 "북극 지표면 기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두 배 빨리 상승하고 있어 순록의 생존 환경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록은 캐나다 북부와 알래스카, 시베리아와 북유럽 등 북극권에 사는 '노루아과' 동물로, 툰드라 지대 지표면에 붙어 있는 이끼와 지의류(地衣類·균과 조류생물의 복합체)를 먹고 산다.

하지만 온난화로 북극권 지방 기온이 오르면서 동토(凍土)라고 불리는 툰드라 지역에서 이끼류·지의류가 점점 사라지고, 순록은 먹을거리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엡스타인 교수는 "기온이 오르면 툰드라에는 줄기 식물이 늘고 이끼와 지의류가 자라는 지역은 줄어들게 된다"며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로 수십~수백 마리 무리 중 90%가 목숨을 잃는 사례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눈 대신 비 오는 날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순록은 지표면을 덮은 눈에 코를 파묻어 냄새로 먹이를 찾아 먹는다. 그런데 눈이 덮인 곳에 비가 내리고 나면 지표면이 단단한 얼음으로 변해 순록이 먹을 것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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