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인후통에 목소리까지 변하면… ‘급성후두염’ 의심해보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급성후두염

동아일보

사진 출처 freepik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감기환자도 늘고 있다. 콧물 기침 재채기 등 감기 증상 가운데 특히 고통스러운 것은 목이 붓고 갑자기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다.

이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감염에 의해 후두와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후두염이 원인이다. 큰 기온차로 신체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건조한 대기 탓에 호흡기 점막이 약해져 공기 중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했기 때문이다.

쉰 목소리·인후통·목 이물감… 후두염 의심

후두염은 감기로 불리는 감염성 질환으로 목이 붓고 갑자기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다. 후두 점막은 코와 입으로 흡입한 공기를 가습하고 이물질을 거르는 여과기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바이러스·세균이 침입하면 염증이 생기고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후두염은 단독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인두 편도 기관지 등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져 기침 콧물 코막힘 가래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목에 이물감이나 침을 삼킬 때 목구멍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거나 심하게 변한 경우에도 후두염을 의심해야 한다.

후두염을 방치하면 심한 경우 호흡이 힘들어지면서 발열과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기침을 오랫동안 하거나 성대 결절, 성대 부종, 후두 육아종 등이 생길 수 있다. 급성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이물감과 쉰 목소리가 지속되는 만성후두염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조재구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급성후두염을 가볍게 생각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후두염으로 악화되거나 목소리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며 “만성후두염이 진행돼 성대 내 염증이 심해지면 성대 궤양이나 성대 물혹 등이 생길 수도 있어서 후두염 증상 초기 전문의에게 진료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급성후두염은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3주 내에 완치된다. 최대한 후두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조기 회복에 효과적이다. 평소 자주 실내 공기를 환기해주고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높이는 것도 좋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불필요한 말을 삼가 후두를 충분히 쉬게 하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후두에 자극을 주는 흡연·음주와 맵고 짠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필요할 경우 구강청결제(가글)를 사용하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 진통제를 복용하고 증상에 따라 해열제, 국소소염제 또는 스테로이드 등이 처방될 수 있다.

급성후두염도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외출 후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후두염환자 지난해 383만여 명… 9세 이하 많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후두염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7년 383만2000명에 달했다. 2013년 372만7000명 대비 10만5000명(2.82%) 증가했다. 이 기간 월별 평균 진료인원을 보면 겨울철(12월)에 59만8000명이 진료받아 가장 많았다. 추운 날씨 또는 겨울에서 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후두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다.

후두염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2017년 기준 남성 164만6000명, 여성 218만6000명이었다. 남성은 9세 이하(28만7000명, 17.4%)가 가장 많았고 여성은 30대(36만 명, 16.5%)가 가장 많았다. 신향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빈인후과 교수는 “‘애성’, 즉 목소리 변화가 후두염의 대표적인 증상인데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목소리 변화에 더 민감해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두염은 특히 9세 이하에서 발병률이 높아 해당 연령대의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연령대별 후두염 환자를 보면 9세 이하가 1만2216명으로 가장 많았다.

영유아들은 기도가 성인보다 좁아 급성후두염이 급성폐쇄성후두염(크루프)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미열, 콧물 등과 함께 컹컹거리는 개 짖는 듯한 기침소리를 내면서 호흡하기 힘들어한다면 단순 감기로 생각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

특히 급성폐쇄성후두염의 경우 밤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대처가 늦을 경우 호흡부전과 질식 등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급성후두염 증상이 있던 아이가 한밤에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