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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18 과학계 10대 인물에 '유전자편집 아기' 허젠쿠이 등 선정<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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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현상 발견한 21살 차오위안 등도 뽑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전자가위(CRISPR-Cas9)로 유전자편집 아기를 탄생시켜 윤리논쟁을 불러일으킨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SUST) 허젠쿠이 교수 등 10명이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뽑은 2018년 10대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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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올해의 10대 인물
['네이처' 캡처]



리치 모내스터스키 네이처 특집 편집장은 19일 "초전도현상 발견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 인간 유전자편집 등까지 올해 과학계에서 화제를 모은 인물들을 선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이처는 10대 인물의 순위를 매기진 않았지만 첫 번째로 중국 출신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과정 학생 차오위안(21)을 꼽았다. 18살에 중국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MIT에 입학한 그는 그래핀 연구에서 이미 스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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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2018년 10대 인물'에 선정된 차오위안
['네이처' 캡처]



그는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루어진 그래핀 2개 층을 1.1도 정도 엇갈리게 겹쳐놓으면 절대온도 0K(영하 273℃)에 가까운 온도에서 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네이처는 "이 발견으로 물리학의 새로운 분야가 시작됐다"며 "언젠가 더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과 수송 기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유전자가위로 인공수정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저항성이 있는 쌍둥이 여아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중국 허젠쿠이 교수도 10대 인물로 뽑혔다. 그의 발표는 생명연구 윤리를 무시해 신생아들을 잠재적 위험에 빠뜨렸다는 우려로 큰 비난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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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2018년 10대 인물'에 선정된 허젠쿠이 교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9만년 전에 살았던 13세 소녀의 뼈화석 DNA를 분석해 어머니가 네안데르탈인이고 아버지가 데니소바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MPI-EVA) 비비안 슬론 박사의 연구도 올해 가장 놀라운 연구성과의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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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인 어머니와 데니소바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의 뼈 화석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제공]



우주를 연구하는 네덜란드 레이던천문대 앤서니 브라운 박사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요시카와 마코토 박사 등 2명도 주목을 받았다. 앤서니 브라운 박사는 130억개 이상의 별의 위치와 움직임을 담은 사상 최대규모의 우주지도를 만드는 가이아(Gaia) 계획을 총지휘한 과학자다.

요시카와 마코토 박사는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표면을 조사하고 표본을 채취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소형 탐사선 '하야부사2'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주도해 다시 한번 온난화에 대해 경종을 울린 프랑스 기후학자 발레리 메종-델모트 박사,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 인 여오(Bee Yin Yeo) 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 장관도 10대 인물에 선정됐다.

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고분자물리학자 제시 웨이드 교수는 여성 등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연구자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위키피디아에 적극적으로 참여, 400페이지 이상을 작성해 과학계의 다양성을 넓힌 업적으로 10대 인물에 뽑혔다.

유럽의 베테랑 과학정책 관료인 로버트-잰 스미츠는 더 많은 과학논문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출판하는 '플랜 S'(Plan S)를 출범시킨 성과로 주목받았다.

공공 유전체 데이터 분석 연구를 통해 1970~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수십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골든 스테이트 킬러')의 정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 캘리포니아주 변리사 바버라 레이-벤터도 10대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모내스터스키 편집장은 "이들 10명의 이야기는 2018년 과학계에서 가장 기억될만한 사건으로 주목받았다"며 "이들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직시하도록 만들었다"고 선정 의미를 밝혔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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