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 '뱅크사인', 소비자 '외면' 지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은행권은 지난 8월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시스템 '뱅크사인'을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인인증서 대체' 내세웠지만 발급수 11만 건 불과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은행권이 추진한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 시스템 '뱅크사인'이 출시된지 넉 달이 되어가고 있지만 소비자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벤트로 관심 끌기에 나섰지만 호환성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권 공동 인증 시스템 '뱅크사인'이 고객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다. 뱅크사인 발급 건수는 17일 기준으로 은행권 전반에서 11만6916건에 불과하다.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 수가 6000만 명이 넘는 것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8월 은행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은행권은 지난 2016년부터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축해 공동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뱅크사인은 사용성에서부터 불편함을 야기했다. 먼저 처음으로 뱅크사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공인인증서 발급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한다. 온라인 뱅킹을 위해서도 스마트폰 앱이 필요하고, 스마트폰 뱅킹을 이용할때도 앱을 따로 거쳐야 한다.

이미 은행권에서 공인인증서 없이도 지문 등으로 편리하게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중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 없이 자체 인증이 가능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고, 여타 시중은행에서도 인증절차를 거치면 지문이나 홍채 인식 등으로 은행 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팩트

은행연합회는 고객 유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호환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공공기관에서는 본인인증수단으로 공인인증서만 인정하고 있다. 세금 계산이나 부동산 청약, 계좌통합조회를 위해서도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연합회는 이에 따라 고객 유인을 위해 새해까지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150명에게 추첨을 통해 현금 20만 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행사 종료 시점인 내년 1월 31일까지 뱅크사인 인증서를 유지하는 조건이다. 그간 뱅크사인을 내려받았다가 폐기한 소비자가 1만5000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객 유인 홍보로는 뱅크사인이 활성화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앱 사용 후기에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따르면 뱅크사인 앱 이용자들은 "2년동안 개발한 것 치고는 미비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거나 "공인인증서 대체가 아니라 은행 인증서 추가 아니냐"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각각 인증 시스템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뱅크사인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뱅크사인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겠다는 목적으로 개발한 만큼 은행권 뿐 아니라 호환성을 넓히는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tonce51@tf.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