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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산업銀 "한국GM 연구법인 분리 찬성…실보다 득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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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법인 SUV·CUV 중점 연구개발 거점으로 선정
10년 동안 한국GM 경쟁력 위해 노사 노력해야

한국산업은행이 한국GM 연구개발(R&D) 법인분리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GM 법인분리에 대한 전문 연구기관의 타당성 검토 결과와 한국GM과의 협상 결과 등을 바탕으로 검토한 결과 한국GM 법인분리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잔여 투자 금액도 26일에 예정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R&D 법인분리 문제를 놓고 한국GM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왔다. 산업은행이 요구한 법인분리 중단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산업은행에 힘이 실렸다. 이후 한국GM은 법인분리 이후 사업계획서 등을 산업은행에 제출했고, 산업은행은 전문 연구용역기관에 사업계획서의 타당성을 분석 의뢰했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로 인해 한국GM 생산법인과 신설되는 연구법인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며 "기업가치가 증가하고 한국GM의 부채비율이 개선돼 재무안정성이 좋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인분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졌지만 소송이 길어지면 산업은행의 승소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법률사무소에 의뢰한 결과 국내외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소송이 장기화되면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해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은행이 공개한 GM과의 합의안은 크게 세 가지 항목이다. 우선 신설되는 한국GM 연구법인을 준중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와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자동차)의 중점 연구개발 거점에 선정하기로 했다. 앞서 GM 본사는 한국GM을 SUV와 CUV 생산기지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더해 관련된 연구개발도 한국에서 함께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 회장은 "한국GM이 GM 글로벌 전략 차종의 중점 연구개발 지역에 선정된 것으로 국내 협력업체가 신차 개발과정부터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에서 신차 개발이 진행되면 부품 협력업체들도 개발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게 돼 부품을 공급할 여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이 GM 본사와 맺고 있던 비용분담협정(CSA)은 올해 말 예정대로 종료된다. 대신 한국GM은 GM 본사와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새로운 기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른 글로벌 법인과 비교되는 부분이 있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조건과 기간에 대한 부분에서 굉장히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냈고 장기확약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은행과 GM은 한국GM이 향후 10년뿐 아니라 그 이상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고, 추가적인 연구개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 회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합의안으로 한국GM과 관련된 부품 공급률이 증가하고 협력업체에서 신규 고용 창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 전체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GM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한국GM을 빈껍데기로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64억달러를 투자한 기업이 껍데기만 둘 거라고 예단한 것은 무리라고 보고, 그에 걸맞는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10년 이후에도 생산 보장을 문서로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고, 10년 동안 생산법인과 연구법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그 이후를 보장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를 반대하고 있는 한국GM 노조에게도 이번 합의안을 면밀히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노조 쪽에서도 이번 합의안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한다면 기존 계약에 비해서 손해보거나 피해보는 부분은 없는 반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건 많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앞으로 노조측에 충분히 설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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