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더 크게" 사이즈 키운 과자, 역발상 통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소비자들 과자류 구매시 가격·용량 중시…크기 키우고 입소문타면서 브랜드 매출까지 증가]

머니투데이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용량 미니 제품이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제과업계에서 반대로 크기를 키운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가성비와 식감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달 기존 인기 과자인 상어법의 몸집을 3배 크게 불려 식감을 살린 왕상어밥을 출시했다. 맛과 식감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왕고래밥에 이어 왕상어밥을 출시한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식감을 중시하는 젊은층 공략을 위해 크기를 키웠다"며 "상어밥은 2~3개씩 넣어야 입 안 가득차는 느낌인데 왕상어밥은 하나만 먹어도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크기를 키운 과자류의 판매량이 더 높았다. 오리온에 따르면 편의점 기준 왕고래밥 볶음양념맛 평균 월 매출이 일반 고래밥에 비해 7% 가량 높다. 오리온은 고래밥, 왕고래밥에 이어 상어밥, 왕상어밥 출시로 30년 넘은 고래밥까지 재조명 받아 브랜드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몬스터칙촉도 출시 3개월 만에 입소문을 타고 500만개 이상 판매됐다. 몬스터칙촉은 기존 칙촉보다 크기를 2배 이상 키우면서도 가격 부담은 크게 늘리지 않았다. 몬스터칙촉은 40g당 1200원으로, 칙촉 오리지널 90g 가격 2400원(편의점 기준)과 비교해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롯데제과는 그동안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저용량, 소포장하던 제품을 뒤집어 오히려 더 크게 만들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크기를 키운 수제쿠키류가 체인점에서 인기리에 팔리는 것에 착안해 몬스터칙촉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몬스터칙촉은 지난 8월말 출시된 이후 한 달간 약 4억원 매출 올렸다. 지난달까지는 약 10억원 판매고를 올렸다. 3개월간 누적 매출액은 20억원에 달한다.

몬스터칙촉 인기로 칙촉브랜드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칙촉 브랜드 연간 판매액이 약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제과는 다른 브랜드 제품도 몬스터칙촉과 같이 낱개 포장의 대용량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제과업계의 역발상은 과자류를 구매할 때 가격과 용량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6년 7월 7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으로 과자류 구매 경험이 있는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이 과자를 구입할 때 가장 고려하는 속성은 가격(26.7%)에 이어 용량(16.4%)이 차지했다. 브랜드(12.6%), 첨가물(9%) 보다 가격과 용량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