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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쇼트트랙 심석희 “조재범 코치, 어릴 때부터 상습 폭행”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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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심석희 법정 증언

“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 골절, 올림픽 땐 뇌진탕 증세도…‘이러다 죽겠구나’ 생각해”

재판부에 강력 처벌 호소



경향신문

심석희 선수가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심석희 선수(한국체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을 폭행한 조재범 전 코치에게 어린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심 선수는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히고 법원에 엄벌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심 선수는 이날 공판에서 “내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조 전 코치가) 상습적으로 폭행, 폭언을 했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폐된 곳으로 나를 끌고들어가 무자비한 폭행을 저질렀고, 나 말고도 다른 선수들이 고막이 찢어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심 선수는 폭행과 폭언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다.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겼고,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조 전 코치는 폭행 사실을 부모님을 포함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며 “그가 같은 범죄를 반복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 선수는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자신에게 폭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공판을 앞두고 탄원서를 통해 조 전 코치가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자신의 스케이트날을 다른 것으로 바꿔 경기력을 떨어뜨리거나 경기를 앞두고 폭행해 제대로 성적을 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징계 중이던 조 전 코치가 대회가 열린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찾아 특정 선수를 몰래 지도하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심석희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던 것”이라며 “스케이트날을 바꿔치기했다거나 올림픽 경기장에 나타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지난 1월 훈련 도중 심 선수를 수차례 폭행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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