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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학재 복당' 보수 2당 신경전…정계개편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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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보수통합 문 열려 있다" vs 바른미래 "당 기강 다잡겠다" /바른미래 탈당 李, 입장 발표 회견/유승민·이언주 등 탈당 러시 전망/김병준·나경원 앞장 ‘러브콜’ 보내/손학규 “절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부자리 들고 가는 건 법에 없어”/국회 정보위원장직 유지 강력 비판

세계일보

바른미래당 이학재(사진) 의원의 탈당 소식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역의원의 입당에 한국당은 “보수통합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반색했고 바른미래당은 “당 기강을 다잡겠다”고 발끈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당 간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이학재 의원실은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내일 (탈당과 복당과 관련한)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인 2016년 12월 김무성·유승민·주호영 의원 등 당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이 의원의 복당으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과 국민의당 출신 이언주 의원 등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추가 이탈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한국당 이진곤 비상대책위원회 외부위원은 이날 YTN과 인터뷰에서 “꼭 그분(바른미래당에서 복당하는 의원)을 위해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그분이 와서 (비어있는 당협위원장직에) 응모를 하면 다른 경쟁자와 같은 조건에서 심사를 하게 된다”면서도 “당 측에서 이분들을 영입 형식으로 모셔온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이 부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관련해 “우리 당에 있었던 분(현역의원)이 오신다는데 내가 부정적으로 이야기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고 반겼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도 “보수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바른미래당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당장 의석을 하나 잃게 생긴 바른미래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탈당과 관련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왜 뒤로 가나”라고 말했다. 이어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들고 가는 것은 법에 없다”고 못박았다. 바른미래당 몫의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이 탈당 후에도 위원장직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손 대표는 “그동안 포용적으로 모든 사람을 안고 가려 했는데 나이 든 사람을 설득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라며 “앞으로는 당의 기강을 잡아야 할 것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엄포를 놨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 의원을 영입하면 덩치를 키우게 되지만 결과적으로 최근 단행한 인적쇄신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비대위는 지난 15일 발표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임명안’에서 당협위원장 박탈 기준으로 ‘보수정당 몰락 책임’과 ‘의원들 경쟁력·전투력’을 언급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바른정당을 거쳐 한국당으로 다시 돌아온 소위 복당파 중진 의원 다수가 ‘인적쇄신’ 명단에 포함됐다. 이런 까닭에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에게 당협위원장직을 내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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