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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금강산~두만강 800㎞ 철로 "시속 30km로 달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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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北철도 공동조사단 17일 귀환
전체적인 상태는 경의선과 유사하다 평가
일부 구간은 노후화 심각…운행 어려워
남북간 정밀조사 공감대…내년 추가조사 기대


아시아경제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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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남북출입사무소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경의선과 더불어 동해선도 잘 보고 다녀왔습니다. 경의선과 거의 다름없이 똑같은 철도였습니다."

금강산에서 두만강까지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 800㎞ 남북공동조사에 나섰던 남측 조사단이 열흘간의 조사를 마치고 17일 귀환했다.

철도 상태는 경의선과 동해선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앞서 진행된 경의선 조사에서 열차는 약 20㎞~60㎞ 속도로 달렸다. 동해선 일부 구간의 경우에는 노후화가 심각해 열차가 다닐 수 없는 수준이기도 했다.

남측 조사단원 28명은 지난 8일 방북해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버스로, 안변역에서 두만강역까지 열차로 이동하며 북측 조사단원들과 함께 동해선 북측 철로와 시설 등을 살펴봤다. 북측에서도 약 30여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30㎞ 속도로 8일간 800km 달려…"일부 구간 노후화 심각"
공동조사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철도 상태는 경의선과 거의 비슷하고, 과거에 얘기한 것처럼 한 30㎞ 속도 내외로 8일간 800㎞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반이나 지금 현재의 궤도, 교량, 터널 그리고 시스템 분야를 중점적으로 보고 왔다"고 덧붙였다.

초기 구간인 금강산에서 안변까지의 노선은 버스로 조사했다. 열차가 아닌 버스로 조사한 것은 일부가 유실되는 등 철도 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임 과장은 "금강산선은 1997년에 궤도 공사를 한 번 했던 선"이라면서 "20년이 지났다 보니 굉장히 노후화가 많이 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 구간을 정기적으로 달리는 열차는 없으며, 일부 구간에서만 아주 필요할 때 다니는 것으로 안다고 임 과장은 전했다.

이 외 구간은 평균 시속 30㎞ 정도는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 과장은 "이후 두만강까지는 시속이 30㎞ 내외였다"면서 "나진이나 청진으로 넘어갈 때는 속도가 더 빠르게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경의선과 대동소이한 상태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조사는 기본적으로 육안을 통해 진행됐다. 휴대용 테스트기로 주요 구조물이나 교량, 터널 옹벽 등을 구체적으로 테스트하며 10일을 지냈다. 정확한 시점은 협의를 해야하지만, 내년 초부터라도 추가적인 조사나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데에 남북의 공감대가 모아졌다.

임 과장은 "먼저 개략조사를 했기 때문에 북측과 협의해서 내년에는 어떤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등에 관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서로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종합적인 결과를 내려면 관계기관과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북측 철도를 파악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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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북측 열차 5량(기관차 2대 포함), 남측 차량 6량, 총 11량이 편성돼 움직였다. 이중 식당 칸의 좌석은 30개라, 남측과 북측이 양해를 서로 구해가며 번갈아 이용했다.

남측 열차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운행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번 현지조사는 그동안 남측에 알려지지 않았던 동해선 북측 철도 실태를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앞서 지난 달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엿새 동안 경의선 개성~신의주 약 400㎞ 구간 조사가 먼저 진행된 바 있다.

이번 공동조사 과정에서 남측 열차가 달린 북측 철도 구간은 경의선·동해선 조사와 중간 이동거리를 합쳐 총 2600㎞에 달한다.

◆"두만강 다리에 남북 함께 오르니…대륙을 향한 한반도 철도의 꿈 가까이 있는 듯"
경의선과 동해선 조사를 마친 소감에 대해 임 과장은 "경의선 조사때 우리가 신의주까지 가서 멀리 건너에 있는 단둥을 보면서 그쪽에 넘어갈 일이 가깝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동해선은 끝이 조·러 친선다리, 국경 다리까지 갔는데 거기까진 아무도 가보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저희 남측 조사단원 28명이 모두 빠짐없이 국경 다리까지 조사를 마쳤다는 것은 감동이 큰 일이었다"고 말했다.

공동단장인 박상돈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2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남북공동조사단이 두만강 다리에 올랐다"면서 "(우리가) 처음 가본 길을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남북을 오가고, 대륙을 향한 한반도 철도의 꿈을 꾸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야기를 북측과 같이 나누면서 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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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공동조사를 마친 남북은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주 중 선발대를 파견할 계획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착공식 행사 준비를 위해 이번 주 선발대가 파견된다"고 말했다.

착공식에 사용되는 물자가 대북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미국과도 협의하고 있다. 백 대변인은 착공식 준비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우려나 국민들의 걱정이나 없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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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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