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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저의 신난 모습에 관객도 반가워 할 듯"..송강호의 변신 빛난 '마약왕'(종합)[Oh!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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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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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데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저희들의 입장에서도 결말이 새롭다. 일반적인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좋게 받아 들여지길 바란다. 우민호 감독이 이런 도전을 한 것에 박수 쳐주고 싶다.”

송강호가 변신했다. 물론 의도적인 선택은 아니다. 시나리오가 던지는 메시지, 인물의 매력에 반해 영화의 출연을 결정한 것이지 변신을 위한 변신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송강호는 17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마약왕’(감독 우민호,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하이브 미디어코프)의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두삼은 가공된 인물이지만 (사실에 기반했다.)배경은 40년 전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지 않나. 그렇다보니 도전적인 마음이 생겨서 출연을 결정했다. 저는 마약을 소재로 했다는 게, 제목도 ‘마약왕’이고 포스터도 강렬한데, 이 영화의 본질은 아닌 거 같다”라며 “한 사람의 흩어진 욕망과 집착, 파멸이 있는 인생을 말하는 거 같다. 영화가 마약을 강조한 건 아니다. 단지 소재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약은 접해서는 안 될 세계지만 이두삼이라는 인물을 내세워서 인간의 끝 없는 욕망과 하나로 굳어진 집착을 담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라고 영화의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약은 사회악, 금기시 되는 존재이기에 대중문화로써 소통하려고 했을 때 그만큼 벅차다. 마약이 액션 장르를 뛰어넘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서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지점이 제게 매력적으로 와 닿아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그린다. 역대 청불 영화 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 ‘내부자들’(2015) 우민호 감독이 1970년대를 변주해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는 비주얼과 스토리를 완성했다.

송강호는 “제가 언론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다. 기술 시사를 통해 한 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날 못 봤다. 처음 보니 너무 긴장이 되더라. 절반까지는 솔직히 너무 재미있었다. 우민호 감독이 옆에 앉아 있었는데 제가 처음으로 감독님에게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며 “뒷부분에서 긴장이 풀어진 게 아니라 몰입이 되더라. 끝나니 진이 빠졌는데, 몰입하고 있다가 끝나서 기분 좋은 진이 빠진 거였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이후 1년 4개월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송강호는 “약 1년 5개월 만에 뵙는 건데 이 영화가 올 여름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배급사 및 제작사 관계자들이)옷을 두툼하게 입고 극장에 가서 보는 게 더 어울릴 거라고 판단한 거 같다. 개봉은 제가 결정한 건 아니다(웃음)”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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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마약왕’은 1972년부터 1980년 봄까지 독재 정권의 혼란 속에 있었던 시기에 마약으로 황금 시대를 누렸던 사람들의 파노라마 같은 삶을 담았다. 국내 최대 항구 도시 부산을 거점으로 한국을 흔든 실제 마약 유통 사건들을 모티프로 삼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이자, 그간 서민적인 인물 연기로 사랑 받아온 송강호가 1970년대 아시아를 제패한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을 연기했다. 이에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캐릭터 변화에 대해 송강호는 “마약은 제가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이기 때문에 상상력이 필요했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이런 소재의 영화가 흔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다. 자료는 있지만 활자화 된 자료이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딜레마는 있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이끌어내려고 했다기 보다 인물 이두삼의 삶에 집중했다”고 자신의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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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사실 배우들은 외로운 존재다(웃음). 감독님도 제게 ‘어떻게 연기해 달라’고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카메라가 돌아갈 때 정말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이라고 말했다.

송강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해서도 "제가 소시민이나 정의로운 캐릭터가 많았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캐릭터)선택을 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신난 게, 제 안에 있던 모습들이 이 작품에 담긴 거 같다. 보시는 관객들도 왠지 반가워 하실 거 같다. 15년 전 ‘살인의 추억’에서 연기했던 모습들이 생각나시면서, 그런 저의 모습을 보고 반가워 하지 않을까 싶다. 이두삼이 다혈질이지만 호탕한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꼈다”고 연기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털어놨다.

그는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에서 아시아 최고의 마약왕으로 거듭나는 이두삼 역을 맡아 가장으로서 가정을 살뜰히 돌보는 모습부터 권력을 거머쥔 마약왕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까지 선보였다. 흔히 송강호하면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한 느낌과 코믹한 연기를 동시에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진중하고 묵직한 연기나 싸늘한 연기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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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택시운전사’ 이후 일부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영화를 택한 건 아니다”라며 “부산에서 촬영을 하는 도중 (우민호)감독님이 찾아오셨다. 그의 ‘내부자들’이라는 영화가 굉장히 좋았고 마음에 들었는데 때 마침 우민호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디테일한 연기에서 강점을 드러내는데 감정표현이 세밀해서 뜨겁게 달아오르는 연기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대사 소화 능력도 훌륭하며 정서적으로도 완벽한 연기 톤 덕분에 별 것 아닌 듯한 문장도 명대사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촬영 현장에 가면 제가 제일 선배인 만큼 그에 따른 책임감이 크다. 이 작품에 출연한 후배들 모두 자기 역할에 맞는 정확한 연기를 보여줬고 어느 누구 하나 (연기)구멍이 없었다.”

송강호는 ‘마약왕’에서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데, 전작들과 미묘한 차이를 뒀다고 했다. “’밀양’이나 ’변호인’, ’마약왕’이 같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인물이긴 한데 저는 같은 사투리라도 듣는 질감을 다르게 표현했다. 물론 경상도 출신이 아니라면 같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웃음). 약간의 차이를 두기 위해 질감을 다르게 했다”고 비교했다.

‘내부자들’로 청불 영화 흥행사를 경신한 우민호 감독이 1970년대 대한민국의 격동적인 사회상과 실제 마약유통사건들을 창조해 그간 본 적 없는 70년대 배경 영화를 탄생시키며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송강호는 “마약을 소재로 했지만 인간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19일 개봉./purplish@osen.co.kr

[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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