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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르포] 지하철역ㆍ쇼핑몰 등 ‘초미세먼지의 습격’…실외보다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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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나쁨’인날 실내 측정해보니

-환풍기 효과 미미…지하철 승강장 등 크게 치솟아

-대부분 실외보다 높아…마스크 착용 시민 10명에 2명 불과

헤럴드경제

초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린 지난 16일 오후께 청량리역 버스정류장 앞의 초미세먼지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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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17일 출근길,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상태를 나타내고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은 10명에 2명 꼴에 불과했다. 이날 서울지하철 7호선 상봉역에서 만난 직장인 장주영(29) 씨는 “오늘 초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이야기는 기사로 봤지만, 너무 추워서 미세먼지 여파에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해당 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0㎍/㎥(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미터ㆍ나쁨 수준) 내외였다.

중국발 황사와 공해물질의 여파로 이날 대기질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예방작업은 부실한 상황이다.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반 노지보다 더욱 나쁜 지하철 열차 탑승 플랫폼과 복합쇼핑몰 등 장소에서는 착용했던 마스크를 벗지 않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주말께 현장에 나가서 측정한 공기중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사람이 많고 환풍시설이 부족한 실내에서는 공기질이 더욱 나빴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15㎍/㎥까지는 ‘좋음’, 15~35㎍/㎥는 ‘보통’, 35~75㎍/㎥는 ‘나쁨’, 76㎍/㎥ 이상은 ‘매우나쁨’으로 분류된다.

한국환경공단 발표 초미세먼지 농도가 1시간 평균 38㎍/㎥(나쁨)를 유지했던 16일 오후 2시께, 기자가 소지했던 미세먼지 측정기의 실외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55~65㎍/㎥(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에서는 초미세먼지 지수가 높게 나타난 반면, 일반 주택가 주변에서는 농도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측정기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장소에 따라서 크게 요동쳤다. 대부분 초미세먼지 농도는 실외보다 실내가 높게 나타났는데, 환풍시설 아래선 양호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농도가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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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역에 열차가 들어온 후 초미세먼지 지수가 상승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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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종로5가 방향 플랫폼은 기차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65~75㎍/㎥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열차가 들어오고 사람들의 왕래가 늘어나자 수치가 81~84㎍/㎥(매우나쁨)까지 솟구쳤다. 플랫폼 곳곳에 설치된 환풍구 아래는 초미세먼지 수치가 55㎍/㎥ 이하였지만, 상당수 장소는 환풍구의 영향을 받지 못한듯 보였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쓰고 들어왔던 시민들이 전철역 개찰구에 들어서며 마스크를 벗었다. 동대문역에서 만난 강모(32) 씨는 “지하 2층까지 내려오면 밖에서 미세먼지 바람이 불어올 가능성도 적고 조금 갑갑하니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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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쇼핑몰 안의 미세먼지 측정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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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 사람의 왕래가 많은 유통시설에서도 마찬가지. 환기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곳은 미세먼지 농도가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사람이 많고 환풍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기 질이 크게 나빠졌다.

서울시내 백화점의 의류ㆍ잡화 판매층 미세먼지 농도는 10~20㎍/㎥ 수준이었지만, 사람이 많은 푸드코트 등에서는 농도가 45㎍/㎥까지 치솟았다.

대형마트가 같이 위치한 복합쇼핑몰의 경우 농도는 49~88㎍/㎥(나쁨~매우나쁨)까지 요동쳤다. 환풍시설 아래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편이었지만, 환풍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고 사람이 많은 대형 홀 등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올랐다.

복합몰에서 만난 직장인 임성식(30) 씨는 미세먼지 측정기를 보여주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쇼핑을 해야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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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의 초미세먼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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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행중인 좁은 마을버스 안(70~75㎍/㎥), 밀폐된 엘리베이터(90~110㎍/㎥), 지하주차장(80~110㎍/㎥)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기상청은 17일 미세먼지 농도가 전 권역에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보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국외 미세먼지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 농도가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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