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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유럽 확산하는 ‘노란 조끼’…지지율 더 떨어진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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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리더십 ‘매우 불만족’ 응답은 더 늘어

“독불장군 통치방식 변화 요구돼”

벨기에·이탈리아·스페인서 유사 반정부 시위

헤럴드경제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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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 조끼’ 운동에 사실상 항복을 선언한 뒤에도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로 향하며 싸늘한 민심을 드러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주변국으로 확산하면서 유럽의 정치 불안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가 지난 7~15일 유권자 194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23%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서만 2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그의 리더십이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대답은 45%로 이 기간 6%포인트 뛰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 12일 벌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0%만 그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 달 전보다 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취임 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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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과 은퇴자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추가근무수당 비과세 등 여론 진정책을 발표한 뒤 시위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를 향한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대한 항의에서 촉발된 ‘노란 조끼’ 집회는 지난달 17일 전국 규모로 처음 열린 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지난 15일 프랑스 전역의 집회 참가자는 6만 6000명으로 지난주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의 사회학자인 에르브 르 브라스는 “(시위는) 진정되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강한 증오감은 여전하다”며 “비평가들이 거만하고 권위주의적이라고 보는 그의 성격과 통치방식에 대해 시위대도 반감을 드러내왔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거쳐 올해 강력한 국철 노조를 상대로 경영 효율화 방안을 밀어붙여 달성한 후 대대적인 연금개혁 추진을 앞두고 있었다. 올 들어 국정 지지율이 꾸준히 감소세에 있었지만, 보좌관의 시민 폭행 스캔들과 각료들의 연쇄 사임에도 ‘국가개조’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이 과정에서 청년실업자나 은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훈계조의 고압적인 발언들은 대중의 반감을 샀다.

그를 향한 불만들은 ‘노란 조끼’ 집회로 분출됐고, 이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건전한 재정·경제를 바탕으로 유럽연합(EU)의 통합을 추구한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꿈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포퓰리즘의 흐름에서 유럽을 지키기 위해서는 프랑스가 독일과 함께 EU 경제통합에 힘써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었다.

‘노란 조끼’ 시위는 주변국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유럽 곳곳에서는 유사한 반정부 시위가 나타났다. 지난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3번째 노란 조끼 집회가 열렸다. 100여명이 뤽상부르 광장에 모인 뒤 EU 본부로 행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수천명이 반정부 거리 시위에 나섰다. USB 노조와 극좌 정당인 ‘포테레 알 포폴로’는 강경 난민정책을 밀어붙이는 극우 성향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에 대한 반발을 표시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시위자들이 “프랑스처럼 거리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쓰인 푯말 등을 들고 행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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