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광물에서 식물, 18세기에야 동물로 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애니멀피플] 김지현의 독도 아리랑

독도 가제바위 직벽에서

흰 꽃처럼 만개한 양색바늘산호류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산호는 식물로 분류됐다. 그 전까지는 석회질 골격 때문에 광물로 취급했다. 하지만 산호는 자포동물이다. 움직이지 못하고 돌덩이같이 생겼으나 동물이 맞다. 산호는 암수 한몸으로 바닷속에 정자를 뿌려 알을 수정시키는 산호충이라고 불리는 작은 동물로 구성된 군체이다.

산호충은 입 부분에 난 수많은 작은 촉수를 이용하여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산호충을 폴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어로 폴립은 ‘많은 다리’라는 뜻이다. 산호 군체는 한 자리에 고착해 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이인 플랑크톤을 바닷물이 촉수까지 옮겨다 주어야 한다.

산호가 좋아하는 먹잇감은 플랑크톤, 갑각류, 작은 물고기 등이다. 산호는 하나의 강장과 여러 개의 촉수로 이뤄진 산호충이 많이 모인 것이다. 낮에 움츠리던 촉수를 밤에 펼쳐 먹이 활동을 한다. 폴립이 수축한 산호는 그저 나뭇가지같이 생겼다. 먹이가 촉수에 닿으면 촉수에 있는 자포를 발사해 상대를 기절시킨 뒤 입을 통해 강장으로 집어넣는다. 강장에서 먹이를 소화하고 흡수하면 찌꺼기는 다시 입을 통해 배설한다. 자포에 있는 독성물질은 적은 양이지만, 사람의 피부에 직접 닿으면 피부 발진을 일으킬 정도로 강력하다.

우주에서도 보이는 지구 최대의 생물학적 구조물은 오스트레일리아 북동해안을 따라 길이 2000㎞ 이상, 높이 150m로 이어진 대보초이다. 수많은 산호가 이루어 놓은 세계 최대 자연 구조물이다.

대보초만큼은 아니지만 독도에도 산호가 있다. 가제바위 절벽 부근에 붉은 뿔산호 무리가 군락을 이룬다. 가제바위는 서도 북쪽에 있는 탕건봉에서 북북서쪽으로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여러 개의 암초로 이루어졌다. 큰 가제바위와 작은 가제바위를 중심으로 수심 18~48m로 깊고 조류가 빠르다. 바닥 지형은 여러 가지 협곡이 잘 발달해 있다. 수면 위로 솟은 바위 끝에서 물속으로 직벽을 이루고 있어, 해류의 흐름이 원활하고 강해 늘 다양한 물고기가 많이 모인다.

이곳에 사는 양색바늘산호류(Acabaria sp.)는 선홍색 군체에 백색 촉수를 펼쳐 화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제주도와 거문도 연안에도 분포하며 태평양과 인도양에도 산다.

한겨레

군산대 독도해양생물생태연구실 박사

[ 신뢰도 1위 ‘한겨레’ 네이버 메인 추가]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