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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궁민남편' 안정환 "배고파서 절망했다"...아픈 과거 보듬은 5人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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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유지혜 기자] '궁민남편'의 안정환이 어려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멤버들과 추억을 보듬었다.

1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궁민남편'에서는 차인표, 김용만, 안정환, 권오중, 조태관이 소울 푸드를 찾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차인표는 이태원 한 편의점에서 프린스턴 대학교 후문 편의점 플랜카드를 걸고 30년 전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당시로 돌아갔다. 차인표는 "1989년도다.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거다. 뉴저지 프린스턴에 살았다. 프린스턴 대학교에 다니진 않았다. 나는 프린스턴 대학교 후문 와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거기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시급이 4달러였는데 밤 9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회상했다.

차인표는 "어머니, 동생과 함께 스무 살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어머니, 동생 모두 영어를 못하니 내가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나는 미국에 유학을 가서부터는 집에서 한 푼도 돈을 받지 않았다. 처음에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그 경험이 나한테는 돈 주고도 살 수 없었다. 그 경험이 인생의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 차인표를 보며 김용만은 "금수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스뎅 수저였다"며 차인표의 치열했던 20대를 극찬했다.

권오중은 어릴 적 살던 기찻길 옆 동네를 찾았다. 권오중은 아버지와 함께 갔던 연탄불고기집에 갔다. 그는 "위에 형이 둘이 있는 삼형제였다. 나는 연탄에 고기 구워먹는 걸 좋아한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내가 막내니까 아버지께서 날 데려와서 고기를 먹이고, 아버지는 술을 드셨다. 그 한 장면이 나에게는 너무나 마음에 남아있다. 이렇게 연탄 불고기 구워 먹으면 그 때의 생각이 난다"며 연탄 불고기가 소울 푸드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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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중은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술을 좋아한 아버지를 삼형제가 모두 멀리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돌아가실 때에도 우리 삼형제가 아무도 울지 않았다. 그정도로 아버지가 존경받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난 후,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는 권오중. 그는 "돌아가시고 나서 시간이 지나니 자꾸 아버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버지가 아주 어릴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고 자라신 거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주셔야 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말년에 소주를 홀로 마셨던 아버지가 외로우셨을 것 같다"며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권오중은 "아버지와 점점 닮아가는 나를 볼 때, 소주를 한 잔 하고 있을 때 문득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도 많이 외롭지 않냐. 아버지도 참 많이 외로우셨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가장 후회되는 일을 밝혀달란 말에 "아버지 입관식을 할 때였다. 가족들이 마지막 인사를 할 때가 오지 않나. 근데 그 때에도 말을 잘 안 했다. '아버지 좋은 데 가세요'라고만 했다. 보통 TV를 봐도 그럴 때만큼은 좋은 말 많이 하지 않나. '사랑한다'는 말이라든지 하는데, 마지막 기회였는데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담담하게 '좋은 데 가세요'라고 말한 게 후회가 된다"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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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은 순대타운으로 멤버들을 이끌었다. 그는 가난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안정환은 특히 이번에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우성용과 같은 형들과 한 방을 쓸 때 막내가 대접하는 전통이 있었다. 그래서 막내인 내가 형들을 데리고 머릿고깃집을 갔다가 예산에서 만원이 초과됐다. 너무 죄송하게도 그 만원을 외상 달고 못 찾아왔다. 오늘 그 빚을 갚고 싶다"고 말하며 머릿고깃집을 찾았다. 머릿고깃집은 그대로 있었지만 안정환에게 인정을 베푼 주인집 할머니는 돌아가신 뒤였다.

안정환은 대를 이어 고깃집을 운영 중인 주인의 동생에 십만원이라도 드리고 싶어했다. 그는 "커피라도 사드시라"며 돈을 내밀었지만, 주인의 동생은 "언니 돈으로 내가 그렇게 쓰는 건 아닌 것 같다. 나 또한 마음이 불편하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현 주인의 말을 들은 김용만은 그 마음에 공감하며 "이렇게 돈을 드리는 것보다 차라리 10만원 어치 머릿고기를 사가라"고 조언했다. 김용만의 조언 덕분에 현명한 방법으로 안정환은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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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을 이끌고 순대타운을 향한 안정환. 그는 "이렇게 꾀죄죄하게 다니던 나를 보며 순대 파는 할머니들이 불쌍하다며 순대 꽁다리를 쥐어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안정환은 "이 동네에서 초, 중, 고를 나왔다. 진짜 어려운 동네였다. '나는 왜 이러고 살아야 하냐'면서 이 동네에서 많이 울었다. 배고플 때 제일 절망적이었다. 축구한 이유도 배고파서였다. 내일이 없었다. 정말 절망적인 날들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더 잘 돼야겠다 하면서 오기를 냈다"고 회상했다.

"밥주고 재워줘서 맹목적으로 축구를 했다"는 안정환은 옛날엔 나라를 많이 원망했다고 고백했다. "잘사는 사람은 잘 살고, 못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거냐며 나라를 원망했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운동하며 가장 고마운 사람은 바로 아내였다고. 안정환은 "아내가 참 고생을 많이 했다. 나를 쫓아다니기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아내를 떠올렸다. 멤버들은 각자의 힘든 사연들을 껴안으며 조금씩 더 가까워졌다./ yjh0304@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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