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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6년 새 대회수 50배…말 많고 탈 많은 中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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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지난해 1102개 대회 열리는 등 시장 규모 11.5조원…
경기진행 미숙, 부상자, 부정행위 속출 관리 골머리 ]

머니투데이

지난 11월18일 개최된 중국 상하이 국제 마라톤대회/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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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국 중국에서 마라톤 대회 수가 6년 만에 50배로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마라톤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마라톤 인구와 대회가 급증하면서 관련한 각종 사건 사고들도 끊이지 않아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2개였던 중국내 마라톤 대회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102개까지 늘어났다. 마라톤 인구도 매년 거의 두 배씩 늘어나 지난해 495만명에 달했다.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대회 후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부동산 및 에너지 기업, 은행, 자동차, 귀금속 업체 등 1000개 이상의 브랜드들이 중국 내 마라톤 대회를 지원했다.

관련 종사자 등이 크게 늘어나는 등 하나의 산업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마라톤협회(CAA)에 따르면 지난해 72만 명이 중국 내 마라톤 관련 산업에 직접 고용됐고, 200만 명 이상이 간접적으로 고용됐다.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0억 위안(11조5031억 원)에서 3년 후인 2020년에는 1200억 위안(19조7196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까지 대회수는 1900개, 마라톤 인구는 2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마라톤 산업이 급성장하면 후유증도 잇따르고 있다. 먼저 경험이 적은 참여자들이 부상 위험 등을 경시하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광둥성 칭위안마라톤에서는 2만 여명의 참가 선수 중 1만2000여명이 근육 경력 등으로 부상 치료를 받기도 했다. 지난 4년간 중국에서 마라톤을 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도 최소 15명에 달한다.

각종 부정 행위도 문제다. 지난달 말 열린 선전마라톤에서는 258명의 참가자들이 다른 선수인 것처럼 속이거나, 가짜 번호표를 달고, 지름길로 가로질러 가는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8명은 평생 마라톤 대회 출전이 금지됐고, 나머지 부정행위자들은 앞으로 2년간 마라톤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 관영 신화통신이 "선수들에게 규칙을 존중하는 것은 마라톤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규칙이 없는 공정성은 없으며, 공정성이 없으면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논평했을 정도다. 지난 3월 하이난섬 산야 마라톤에서는 한 페이스메이커가 경기 도중 밴을 타고 9km를 이동해 2년간 출전금지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주최측의 미숙한 대회 관리가 경기 자체를 망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18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중국의 허인리 선수는 결승선 직전까지 에티오피아 선수와 접전을 벌였다. 그런데 결승선을 500m 앞둔 지점 부터 자원 봉사자들이 그녀에게 연이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건네 주려고 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졌다. 그 사이 에티오피아 선수는 허인리와 격차를 벌려 우승했다. 지난 2일에는 중국 광시좡족 자치구 난닝에서 열린 난닝국제마라톤대회에서 에티오피아 국적의 겔게로 토나 오우토야 선수가 진행 요원들이 갑자기 팔을 당기는 바람에 레이스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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