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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엑's PICK] '엘리자벳' 맞춤옷 입은 김준수, 샤토드의 매력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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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김준수의 내공은 여전했다. 맞춤옷을 입은 듯한 연기로 죽음과 한 몸이 됐다.

뮤지컬 ‘엘리자벳’이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이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엘리자벳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죽음의 사랑 이야기다. ‘모차르트!’, ‘레베카’를 탄생시킨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으로 화려한 무대와 의상, 웅장한 넘버가 인상적이다. 1992년 오스트리아의 씨어터 안 데르 빈에서 초연한 뒤 27년간 세계 12개국에서 누적 관객 수 1,100만을 돌파했다. 국내에는 2012년 첫선을 보였고 올해 3년 만에 돌아왔다.

김준수는 5년 만에 ‘엘리자벳’ 무대에 섰다. 제대 후 2년 만의 뮤지컬이기도 하다. 죽음은 그동안 그가 맡은 ‘드라큘라’의 드라큘라, ‘데스노트’의 엘처럼 그에게 잘 어울리는 판타지적 인물이다. 역사에 환상 속 인물인 죽음을 결합한 점이 이 작품의 특기인데, 김준수에게 최적화된 역할이다. 배우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입을 때 시너지도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 덕분에 몽환적인 연기가 필요한 죽음과 안성맞춤이다.

죽음 그 자체는 어둡고 음울한 것이지만 김준수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죽음을 그려낸다. 자신만이 엘리자벳이 그토록 원하는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유혹하며 극에 긴장감을 형성한다. 긴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차분하게 안정적으로 죽음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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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 ‘나는 나만의 것’, ‘엘리자벳, 문을 열어주오’, ‘밀크’, ‘키치’, ‘엘젠’, ‘내가 춤추고 싶을 때’,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 ‘그림자는 길어지고’ 등 버릴 게 없는 넘버는 이 작품의 무기다. 김준수는 그중 엘리자벳이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결혼하자 화가 난 죽음이 결혼식장에 찾아와 부르는 ‘마지막 춤’, 엘리자벳과의 듀엣곡인 ‘내가 춤추고 싶을 때’ 등으로 존재감을 톡톡히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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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가 완성도를 더한다. 아빠처럼 자유롭고 싶어하는 소녀 씨씨 시절부터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만나 오스트리아 황후가 되고 구속된 삶을 살면서 힘겨워하기까지 엘리자벳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김소현은 섬세한 연기로 복합적인 내면을 그려낸다.

무정부주의자이자 엘리자벳의 암살자 루케니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루케니 역을 맡은 강홍석은 극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건 물론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임팩트를 남긴다. 내레이터로서 애드리브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다.

내년 2월 1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한다. 170분. 만 8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엘리자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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