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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비즈톡톡] 와이파이로 찍은 영상 중계하는게 5G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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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신 3사의 5세대(G) 통신 광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5G 기술로 내세울 게 없다보니 옹색해 보입니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이 5G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지만 기술력 한계 같은 보완해야 할 게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서비스도 없는 ‘5G 세계최초’를 강조할 게 아니라 쓸만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선비즈

13일 SK텔레콤이 선보인 ‘5GX 드림 프로젝트’의 일환. /SK텔레콤 제공



13일 SK텔레콤은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 선수와 한국 하남시 미사초등학교 5학년 축구 꿈나무 정현준군을 5G 미디어로 연결한 ‘5GX 드림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파크 구장에 있는 손흥민 선수와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 있는 정현준군을 5G 영상통화로 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서로의 대화와 모습이 지연없이 실시간으로 전달됐습니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는 ‘5GX 타임슬라이스’를 통해 손흥민 선수가 정현준군의 슈팅 폼도 직접 교정해줬습니다. 8시간 시차와 8900㎞의 거리를 뛰어넘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영국에는 5G 네트워크가 아직 없습니다. SK텔레콤 측은 "영국에는 아직 5G 네트워크가 없어 초고속인터넷 기반 와이파이로 연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와이파이로 찍은 영상을 5G로 빠르게 다운로드 받았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끼리의 연결도 아니고 와이파이로 찍은 영상을 5G로 보여주는 건 완전한 5G 서비스로 홍보하기에는 좀 부족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LTE 연결도 이와 비슷하다"며 "예를 들어 상대방은 와이파이 연결 상황이고 자신이 LTE 연결 상황에서 영상통화를 할 경우를 고려해도 이것은 LTE 서비스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기존에는 360도 영상통화를 하면 대용량인 탓에 일정 시간 지연이 되고 렉이 걸리는 현상이 있었지만 5G 연결 환경에서는 그런 게 없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5G 콘텐츠로 내세울 게 없다보니 이같은 홍보물이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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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5G 상용 주파수 송출을 기념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벽면에 ‘5G 시대 개막’이라는 문구가 밝혀지는 모습. /KT 제공



통신업계는 통신사들이 5G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면서 이런 쥐어짜기 광고가 나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를 단순히 비싸고 빠른 서비스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5G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5G 기술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무리수에 가까운 광고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

5G는 12월 1일부터 상용화됐습니다. 하지만 기업용(B2B)이고 5G서 5G로 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스마트폰 같은 기기로 5G를 쓰기 위해선 2019년 상반기가 돼야 합니다. 이 때도 음성통화는 지금처럼 여전히 LTE를 쓸 가능성이 큽니다. 5G가 기존 LTE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무엇보다 VR·AR이 5G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많습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13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여러 산업과의 협업을 통한 5G의 2030년 생산 유발액은 58조3000억원·부가가치 유발액 56조9400억원·고용 유발 규모 34만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5G는 단순히 비싸고 빠르기만 한 서비스가 돼 버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는 이미지 홍보 대신 5G 킬러 콘텐츠 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지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G 기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우선 공공분야에서 시장을 창출하고 수요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5G 성능을 잘 살린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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