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故 김용균 씨는 수줍게 웃고 있습니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양복.
옆모습과 뒷모습을 보여주고 장난스러운 몸짓과 표정까지.
애교 많은 외동아들은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인 듯 부모님께 경례도 해봅니다.
그렇게 밝은 모습으로 25살 청년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석 달이 지난 지금.
그가 남긴 사물함 속 유품에는 하나같이 검은 석탄 가루가 묻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상태를 기록한 수첩은 마치 잿더미 속에서 건진 것 같습니다.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혼자 일했을 그를 지켜주던 손전등은 고장 났습니다.
컵라면 3개, 그리고 과자 1봉지.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던 작업 틈틈이 허기를 달래주던 것들입니다.
[김해기 / 故 김용균 씨 아버지 : 열악한 시설에서 억울하게 내 아들이 죽어갔습니다. 우리 아들을 좀 살려주세요.]
지난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 수리 작업 중 열차에 끼어 숨진 19살 비정규직 청년.
그의 가방 안에서 발견된 컵라면과 2018년 12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목숨을 잃은 25살 청년의 사물함 속 컵라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취재기자ㅣ고한석
영상편집ㅣ오훤슬기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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