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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과테말라 이민 소녀, 90분 간 치료 못 받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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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구토 증상에도 국경역까지 이동

美 CBP 국장 "국경역은 아이들 구금 용도 아냐"

뉴스1

심장마비로 사망한 과테말라 이민 소녀 로즈메리 칼 메퀸 <출처=NBC뉴스> © News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구금된 뒤 사망한 과테말라 출신의 7살 소녀가 증상을 보인 뒤 1시간 반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에 따르면, 로즈메리 칼 매퀸(재클린)이라는 이름의 소녀는 지난 6일 자신의 가족들과 160명 이상의 이민자들과 함께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오다 아버지와 함께 체포되어 앤털로프 웰스 인근 국경경비대원 초소로 이동했다.

이후 초소 대원들은 이들을 국경역으로 보내기 위해 버스를 요청했다. 매퀸의 아버지는 버스에 오르기 전 재클린이 아프고 구토를 한다고 알렸으나 그대로 버스에 탄 채 국경역으로 이동했다.

한 시간 반 정도 국경역에 도착할 때쯤, 재클린은 숨을 쉬지 않았다. 당시 재클린의 체온은 40.9℃에 달했고, 응급 조치를 취하며 헬리콥터로 텍사스 엘파소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그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의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였다.

재클린은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앤털로프 웰스 관계자들은 이민자들이 초소에서 물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앤털로프 웰스는 외딴 지역이라 의료진이 없다고 덧붙였다. CBP 대변인은 "앤털로프 웰스가 외딴 지역이라 국경역이 있는 로즈버그에서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아이를 치료할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 대변인은 "안타깝게도 의료팀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비극은 막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NBC뉴스는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지연 정책과 CBP의 긴급 조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전했다.

케빈 매컬리넌 CBP 국장은 지난 11일 의회에서 국경역은 아이들을 다루기 위해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 2만5000명 이상의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미국 국경을 넘어오며, 보호자 없이 혼자서 국경을 넘는 아이도 5200명이 넘어가는 상황.

매컬리넌 국장은 "우리의 인프라는 이러한 현실과 양립할 수 없다. 국경경비대 초소와 출입국장은 성인 남성을 구금하기 위해 지어졌다.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용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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