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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FACT체크] 또 제기된 박근혜 내년 '4월 석방설', 현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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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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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후 한국당 다시 이끈다?

[더팩트ㅣ임현경 기자] 현재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예측은 소문으로만 나돌던 박 전 대통령의 석방(불구속 재판)을 구체화했다. 박 의원은 지난 6일에 이어 14일 박 전 대통령의 4월 석방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6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점쳤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존재 자체만으로도…"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를 예상했다.

14일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오는 4월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가 되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판결을 못 하면 석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20년 총선을 두고 "시대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에 찍을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 광팬들이 있다"며 "현행 선거법으로 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해놓으면 지금 그게 제일 고민인데, '박근혜당'이 생기면 (친박당 소속 의원들이) 더 많이 당선된다"고 우려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박 의원의 말처럼 수감생활을 끝내고 2년 뒤 총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더팩트>가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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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한국당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한국당 의원 주최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의 법적인 문제점' 토론회가 열린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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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체크1- 박근혜, 내년 4월 석방 유력?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31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이후, 올해 8월 24일 2심에서 징역 25년·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상고를 포기했으나 검찰이 2심 결과에 불복했기 때문에 대법원의 최종심 판결이 남은 상태다.

해당 사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2019년 4월 16일 만료된다. 당초 만료일은 지난 10월 16일이었으나, 대법원 1부가 한 차례 경신하면서 2개월 연장된 오는 16일이 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앞으로 두 번까지 경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최대 내년 4월 16일까지다.

박지원 의원은 이를 두고 대법원이 해당 기간 내에 판결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구속 만기가 내년 4월인데 이때까지 대법원에서 선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검찰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 기간을 연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른 걸로 연장하면 저는 그건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이외에도 여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수수와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 원을 선고 받고 2심을 앞뒀다.

20대 총선 직전 친박 후보 당선을 위한 불법 여론조사 및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1심 형량이 적다'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형을 확정받았다.

김광삼 변호사(법무법인 더쌤)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2년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구속 기간 만료 즉시 형을 집행해 석방은 어려울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대법원에 넘겨진 사건과 고등법원에서 형을 확정받은 사건은 별개로, 구속 기간에서 형 집행 기간을 빼주는 등의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대검찰청은 이에 대한 <더팩트>의 문의에 "내년 4월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석방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서울고등검찰청이 이미 지난 11월 29일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 '석방사유 발생 익일로부터 형을 집행하도록' 형 집행지휘를 한 상태라는 것이다. 대법원이 구속기간을 갱신하지 않아 내년 4월 이전에 만료된다 해도, 박 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투옥된다.

일각에서는 모든 재판이 완료된 이후 '사면'을 요청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서정욱 변호사(법무법인 민주)는 지난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의 법적인 문제점' 토론회에서 "형이 확정되는 즉시 사면 투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몸이 안 좋다는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에 건강 악화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반드시 진상조사를 해서 형 집행정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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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 세력은 매주 토요일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대한애국당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가 지난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제50차 태극기집회'를 연 모습.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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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체크2-한국당, '결의안'으로 박근혜 중심 통합?

일부 언론에서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 세력이 '친박계'와 함께 '이명박·박근혜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당장은 "사실이 아니"지만 논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의안을 낸다는 건 잘못된 보도"라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이 고령인만큼 석방을 요구할 의사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앞장서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금은 시작 단계"라며 "이런 일이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되면 일이 깨지기 때문에 보안을 약속하고 시작했는데 누군가가 흘렸다"고 설명했다. 그가 친박계의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결의안 추진 단계까지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불구속 재판 요구에 대한) 문장을 만들고 있는데 한 번 만나서 될 일이 아니다"며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에 계속 만나서 거리를 좁혀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양쪽이 공유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고 있다"며 "합의문이 완성되면 당 지도부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된 나경원 의원의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지난 11일 연합뉴스를 통해 "한국당이 더 이상 과거로 가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결의안은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절차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있지만,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맡길 필요가 있다"며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결의안은 말 그대로의 '결의'를 보여주는 정치적 행동일 뿐 실질 효력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법조인은 "법률상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의안을 낸다고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으니 세력을 집결하는 하나의 퍼포먼스로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여론의 반응은 어떨까. 여론조사 결과상으로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보수층·한국당의 지지가 건재한 듯 보인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꼴로 한국당 등이 추진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반대했지만 보수층의 66.8%, 특히 한국당 지지층의 73.0%는 찬성 의견을 내놨다.

리얼미터가 지난 7일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3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4%p·응답율 6.6%·그 밖의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게 박 전 대통령의 석방과 불구속 재판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매우 반대 47.8%·반대하는 편 13.7%) 응답은 61.5%로 찬성(매우 찬성 19.1%·찬성하는 편 14.1%) 응답 33.2%에 2배에 달했다.

리얼미터는 이에 대해 "한국당 지지층(49.9%)과 보수층(45.4%)에서는 '매우 찬성' 응답이 각각 2명 중 1명에 이르렀고, 60대 이상은 3명 중 1명이 '매우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진보층(반대 86.6% vs 찬성 11.3%)과 중도층(68.8% vs 26.7%)에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보수층(반대 29.2% vs 찬성 66.8)에서는 찬성이 대다수였다. 지지정당별로는 정의당(반대 94.6% vs 찬성 4.1%)과 민주당(88.1% vs 7.7%) 지지층에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무당층(52.1% vs 36.5%)에서도 반대가 절반을 웃돌았다. 한국당 지지층(23.3% vs 73.0%)에서는 찬성 여론이 70% 이상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반대 83.7% vs 찬성 14.0%), 20대(80.5% vs 7.5%, 40대(71.2% vs 24.4%), 50대(50.2% vs 45.0%) 순으로 반대 여론이 다수를 차지했으나, 60대 이상은 반대 38.7%, 찬성 61.3%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중 33.3%는 매우 찬성이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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