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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등짝 맞은 조희연, 혁신학교 지정 1년 뒤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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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예비혁신학교로 운영

'혁신학교' 지정을 둘러싸고 송파구 헬리오시티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었던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 단지에 개교하는 학교에 대한 혁신학교 지정을 보류하고, 1년 뒤 학부모들에게 혁신학교 전환 여부를 묻기로 했다. 다만 교육청은 새로 개교하는 학교를 혁신학교 시범 단계인 '예비 혁신학교'로 지정하겠다고 해 학부모 반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개교 후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 혁신학교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해 달라는 학부모 요청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혁신학교 교육 활동이 공교육 혁신의 방향이라 하더라도,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헬리오시티 단지 안에 새로 생기는 학교 세 곳(가락초·해누리초·해누리중)을 모두 혁신학교로 직권 지정하려다 학부모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12일 주민 간담회에선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혁신학교에 반대하는 학부모로부터 등을 맞기도 했다.

혁신학교는 좌파 교육감이 2009년 도입한 학교 모델로 토론·참여식 수업을 하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해당 학교들에 도입하겠다는 '예비 혁신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되기 전 시범 단계 학교다. 교육청으로부터 연간 1000만원 예산을 받고 혁신학교 교육과정 일부를 운영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꼼수를 쓰고 있다"며 여전히 반발했다. 현행 조례에 따르면 기존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려면 학부모·교사의 50%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예비 혁신학교는 30%만 동의하면 혁신학교로 지정할 수 있다. 한 학부모는 "예비 혁신학교도 사실상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고, 특정 이념을 가진 교사들이 모여들면 1년 뒤 혁신학교 전환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이런 식으로 불만을 잠재우려 하는 건 반칙 아니냐"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조희연 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과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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