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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K리그 잔칫집 두 감독이 '열공'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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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K리그·AFC 이끌려면 최상위 'P급 자격증' 반드시 필요

1부리그 준우승 경남 김종부 감독, 내년까지 총 454시간 수업받아

경남 FC 김종부(53) 감독은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2(2부 리그) 우승을 일궜다. 올해는 K리그 1(1부 리그)로 승격하자마자 준우승을 차지하며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 냈다.

의미 있는 두 시즌을 보낸 김 감독이지만, 잔치 분위기를 오래 즐길 여유는 없다. 지도자 자격증 따기라는 숙제 때문이다.

축구 지도자 자격증은 D급에서 시작해 C·B·A·P급으로 나뉜다. '건너뛰기'는 없다. 하위 자격증부터 차근차근 따 나가야 한다. 김 감독은 A급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런데 2020년부터 K리그와 AFC 주관 대회에서 감독으로 팀을 이끌려면 P급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선일보

경남 FC 김종부(왼쪽) 감독이 12일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P급 지도자 과정 교육 중 골대를 옮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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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P급 자격증을 따려고 지난 10일 시작된 P급 지도자 강습회(대한축구협회 주관)에 등록했다. 이번 강습회엔 김 감독뿐 아니라 고종수 대전 감독, 박동혁 아산 감독, 박진섭 광주 감독 등 30명이 참가한다. 최상위 지도자 자격증인 만큼 과정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수강생들은 내년까지 총 52일 454시간 수업을 받아야 한다. 강습회가 열리는 동안은 전원 합숙해야 한다. 이때만큼은 학생 신분이 되는 셈이다. 미하엘 뮐러 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을 비롯한 전문 강사진이 감독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김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최신 전술·전략을 배우고, 동료 수강생이나 초청팀을 대상으로 코칭 실습도 하게 된다. 협회 관계자는 "교육을 받으며 다른 수강생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과정이 끝날 때는 논문도 써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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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P급 지도자 교육을 받는 대구 안드레(모자) 감독. 둥가(왼쪽)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 파리아스(오른쪽) 전 포항 감독도 보인다. /안드레 감독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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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과 같은 처지인 K리그 1 감독이 또 있다. 대구 FC의 안드레(46·브라질) 감독이다. 지난 8일 FA(대한축구협회)컵 결승에서 울산 현대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한 그는 그날 밤 브라질행 비행기를 탔다. 대구 FC는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그런데 A급 지도자 자격증만 있는 안드레 감독으로선 P급 지도자 과정 이수가 시급해졌다. 그는 언어 장벽 탓에 한국에선 강습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급히 모국으로 떠났다.




[석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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