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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집권 3년차 앞두고 공직 쇄신…靑 참모진 '전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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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차관급 16명 인사 / 경제·민생분야 부진 이어지자 이호승 靑일자리비서관 투입 / 기재부 1·2차관 동시에 교체 / ‘참모’ 차영환·문미옥 현장에 / 호남출신 5명… 광주 동신고 3명 / 文 지지율 45% 취임 이후 최저 / 집권 중반기 ‘경제 활력’ 총력전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차관급 인사 16명을 교체한 것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를 집권 2년차 국정목표로 내걸었으나 경제·민생 분야의 부진이 계속되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반등 모멘텀을 찾겠다는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인선 배경을 설명하면서 되풀이해 강조한 말도 ‘경제 활력’, ‘국민 체감’, ‘정책 성과’ 등이었다.

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뒤 일주일도 안 된 이날 기재부 1, 2차관을 모두 바꿈으로써 2기 경제팀 라인업을 완성했다. 1차관으로는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이 청와대에서 자리를 옮겼고, 2차관에는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 승진 임명됐다. 구 신임 차관은 문 대통령이 “우리 정부 의지대로 만들어진 최초 예산안”이라고 했던 2019년도 예산안 실무를 총괄했던 인사다. 사회·경제 정책 분야 각 부처 업무를 조율하는 국무조정실 2차장에는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용됐으며,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으로 이동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주도하게 된다. 문 대통령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천명하며 내년 예산안의 주요 쓰임새로 제시한 ‘일자리’, ‘혁신성장’,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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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 4명 중 3명은 정권 초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본틀을 짤 때부터 함께했던 청와대 참모 출신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이 현장으로 전진배치돼 실질 정책 구현에 나서게 됐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게 당부했던 ‘원팀’ 정신에 걸맞게 청와대와 일선 부처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각종 여론조사상 지지율 하락세에 따른 위기감도 대규모 인사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11∼13일, 전국 성인 1003명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45%(부정평가 44%)로 취임 후 최저치(종전 49%)를 경신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일자리·소득분배 지표 등에서 반전을 일으키지 못하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질 절박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 등 9명은 정통 관료들이 내부 승진한 케이스다. 해당 업무에 잔뼈가 굵은 인사들을 기용해 안정적 조직 운영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는 고시 출신(13명)이 약진했다. 출신지별로는 호남이 5명으로 가장 많은데, 광주 동신고가 한번에 3명의 차관급을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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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사로 공백이 생긴 청와대 후속 인선에도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김 대변인은 “준비가 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인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대적인 청와대 비서진 개편은 인사평가와 조직진단, 후임자 검증 등을 거쳐 내년 2월쯤에나 가시화될 전망이다.

야당은 이날 차관급 인사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임명에 이은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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