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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김상조 "기업 기 살리기, 대상은 재벌 아닌 중소·중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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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렵다고 개혁 늦추는 것은 가장 안 좋아…일관된 속도로 가야"

"삼바는 정부가 합리적 판단 내려"…"공유경제 방향 맞지만 어려운 문제"

"기성세대가 잘못된 환경 만들고 책임은 젊은 세대가 지고 있어"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기업 기 살리기'의 대상은 우리가 이름을 아는 재벌이 아닌 이름을 모르는 중소·중견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총리 발언 듣는 공정위원장
(세종=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간 영상국무회의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을 듣고 있다. 2018.11.27 cityboy@yna.co.kr (끝)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에 출연해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제기되는 기업 기 살리기 방식을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업 기를 살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재벌·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이름을 모르는 중견·중소기업이 제대로 경쟁해 성과를 보상받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업 기 살리기"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 10∼20년 동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은 없었다"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는 기업 성장 사다리 생태계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삼성과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을 압박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지적에는 "그런 점이 개혁을 실패로 이끌고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상황이 좋다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어렵다고 속도를 늦추는 방식이야말로 가장 안 좋은 정책 기조"라며 "공정위의 노력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뚜벅뚜벅 일관된 속도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후 2기 경제팀이 가동된 데 대해 소득주도 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는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세 개 축의 담당자를 나누는 것은 컨트롤타워를 나눈다는 의미로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2기는 그런 잘못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세 축이 같은 속도로 어울려 돌아가도록 해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만간 발표되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소득주도성장 내용이 여러 정책 과제에 스며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 인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상장유지 결정이 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서는 "직접 논평은 적절하지 않지만, 시장 거래 질서 안정화 측면과 거래 구조·관행을 개선하는 측면 등을 고려해 정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승차공유 서비스인 카카오 카풀과 이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찬반을 밝히기 곤란하다면서도 "공유경제 활성화는 가야 하는 방향은 맞지만 어려운 문제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분들에게 사회 전체가 보상하는 방안이 같이 마련돼야 한다"며 "모든 제언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과 제한된 정책 자원 안에서 정부가 최선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면서 기업인들과 만나기가 예전보다 쉽지 않아 아쉬운 면이 있다"며 "현재는 중소·중견기업을 현장에서 만나 목소리를 주로 듣고 있는데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대기업 임원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20대를 비롯한 젊은 계층이 공무원 준비에 몰두하며 모험을 하지 않는 세태는 모두 기성세대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기성세대가 잘못된 환경을 만들어 왔을 뿐 젊은이들의 책임이 아님에도 비용은 젊은 세대가 부담하고 있다"며 "이번 정부가 기성세대의 잘못을 빨리 반성해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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