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장 '얼굴인식기술'로 스토커 감시…사생활 침해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29‧사진)가 스토커를 감시하기 위해 콘서트 관객들에 몰래 얼굴 인식 시스템을 사용해 사생활 침해 논란을 받고 있다.

미국 음악전문매체 롤링스톤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5월 미국 LA 로즈볼 경기장에서 열린 자신의 콘서트에서 스토커를 감시하기 위해 얼굴 인식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10일(현지 시각) 전했다.

조선일보

지난 5월 자신의 콘서트장에서 스토커 감시를 위해 관객 동의 없이 안면인식기술을 사용해 논란에 오른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테일러 스위프트 공식 웹사이트


테일러 스위프트의 리허설 장면이 나오는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에 숨겨진 얼굴 인식 카메라가 관객의 얼굴을 촬영했다. 관객에 촬영 동의를 구하는 사전 알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의심 없이 키오스크 화면을 볼 때 촬영된 관객의 얼굴이 즉시 지휘소로 전송돼 수백 명의 스토커와 비교 분석됐다고 롤링스톤은 전했다.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위프트는 수많은 스토커들에 시달려왔다. 그 중 한 명인 로저 알바라도는 스위프트의 뉴욕 집에 침입해 샤워를 하고 낮잠을 잔 혐의로 지난주 6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스위프트는 또다른 스토커에게 "전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

미국 시사전문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콘서트는 ‘사적(私的) 행사’이기 때문에 주최측이 감시를 포함해 보안을 위한 방법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보안 목적일지라도 사전 동의 없이 얼굴 데이터를 수집해 관객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집된 데이터가 어디로 가서 얼마나 오래 저장되고 어떻게 쓰일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자유시민연맹(ACLU) 제이 스탠리 정책분석관은 "얼굴 인식은 개인의 허가 없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어 악용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얼굴인식기술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마이크로소프트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2019년에는 정부가 얼굴인식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대한 분명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미스는 "인공지능과 얼굴인식기술의 결합은 미래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인권 탄압국가에서는 이미 얼굴인식기술을 통한 대중 통제가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