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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언제 무너질지 몰라”…강남 대종빌딩 최초 안전진단 업체 말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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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붕괴 우려가 제기돼 전면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진 대종빌딩이 여러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대종빌딩의 현재 상태에 대해 안전을 전혀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대종빌딩의 문제는 이 건물에 새로 들어온 업체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다가 발견했다. 기둥에 균열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민간 업체를 불러 살펴보게 한 것이다. 이에 안전진단을 실시해 문제점을 처음 확인한 구조설계 전문업체 센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이 오늘 무너질지 내일 무너질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 빨리 건물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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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균열이 발견된 직후 기둥과 그 인접 부분에 대해 약 10시간 동안 긴급 안전 진단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두 개의 주(主) 기둥이 부담하는 하중이 상당히 큰데, 기둥의 내력이 떨어진 상태라 붕괴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원인은 부실시공 때문일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연구소 관계자는 “문제가 된 기둥은 단면적이 부족한 문제를 비롯해 철근 이음 길이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철근을 둘러싼 피복 두께도 과하게 시공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현재 건물의 상태에 대해 “문제가 된 기둥과 그 주변만 우선 진단한 탓에 건물의 다른 부분에 어떤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철근과 철근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나와야 그 사이로 시멘트가 들어가는데 지금처럼 철근이 마구잡이로 붙어있는 상태에선 힘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며 “기둥을 비롯해 건물에 있는 모든 부분이 당초 설계대로 시공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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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험이 발견된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에 대해 출입제한 조치가 내려진 13일 건물을 출입하려는 한 시민이 출입금지 안내문을 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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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 내부에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차린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건물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은 이해하나 원칙적으론 건물에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것이 맞다”면서 “내부에서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붕괴 위험이 있는 E등급 판정을 내려놓고 건물 출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아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건물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빌딩이 안전등급 E등급에 해당하는지조차 불확실하다”며 “만약 정밀안전진단을 끝냈음에도 E등급이 나올 경우 ‘사용할 수 없는 건물’이라는 의미와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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