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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마리아 부티나, 美대선 영향 활동 '유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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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계에 침투해 미국과 러시아간 관계에 영향을 주는 등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여성 마리아 부티나(30)가 미국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날 부티나는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2016년 미국 대선 전후로 러시아 관료의 지시하에 전미총기협회(NRA)와 공화당의 영향력있는 미국인들과 비공식적 모임을 갖는 등 첩보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나열하며 "유죄를 인정한다(Guilty)"고 짧게 말했다. 그는 유죄 인정 후 형량 감경 협상(플리바겐)을 하는 대가로 관련 증거를 검찰에 넘기는 등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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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부티나가 2015년 미국의 한 총기 행사장에서 총을 쥔 채 웃고 있다. /부티나 페이스북


그동안 부티나는 미국과 러시아간 친선 관계를 만들고 싶은 순수한 학생이라고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부티나가 일부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받는 플리바겐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죄 인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후 부티나가 구금 중에 고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마리아 부티나가 오늘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 만족한다"며 "부티나의 유죄 인정 답변을 받아들이며, 그의 유죄 혐의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부티나는 범죄는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할 수 있지만 플리바겐을 인정받아 징역형을 면제받거나 최대 6개월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티나가 이미 5개월간 수감된 점도 형량에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형 선고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법원은 부티나가 자신의 연인이자 공모자였던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인 폴 에릭슨 수사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동안에는 형 선고를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형 선고 기일을 정하는 공판은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이다.

부티나는 지난 7월 15일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간첩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부티나는 2015년부터 NRA와 공화당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만나 비공식적 모임을 갖고 러시아 정부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전하는 등 미국 정계에 영향을 주기 위한 활동을 했다. 그는 미 정치권 유력 인사와 러시아 정부 인사간의 만남을 주선해준 대가로 미국인 주선자와 성관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티나를 움직인 인물은 알렉산드라 토르신 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르신은 부티나에게 미국 활동 비용 12만5000달러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 신흥 재벌로도 알려진 토르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4월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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