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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할리스 안 팔리고, 미샤는 주가 폭락...IMM펀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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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4000억원 투자했지만...올해 적자전환 '로드숍 위기'
할리스커피 실적 좋아졌지만...2년째 원매자 못찾아 '매각 난항'

한때 잘 나가던 유통업체를 인수한 사모펀드(PEF)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버거킹 매각 성공사례를 보고 들어온 PEF들이 올해부터 본격 진행된 최저임금 인상, 정부 규제, 소비자 트렌드 변화 등으로 출구전략(Exit)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유통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커피를 소유중인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2016년부터 티저레터(Teaser Letter, 투자유인서)를 발송하는 등 매각작업을 본격화 했지만 2년이 넘도록 원매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투자자와 협상했다가 결렬됐다.

조선비즈

할리스커피 매장 전경



IMM은 최근에도 자문사 등을 통해 매수자를 찾았지만 가격이 맞는 곳을 찾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지난 2013년 할리스커피를 약 450억원에 인수한 후 이듬해 370억원을 증자해 투입했다. 특수목적회사(SPC)인 크라운 유한회사를 통해 지분 93%를 보유중이다.

통상 펀드 만기가 3~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MM PE의 매각기한은 만료됐다. 관건은 가격이다. 할리스커피의 상각전이익(EBITDA)은 작년말 기준 197억원으로 매각가는 10배 수준인 2000억원 안팎을 기대하고 있다. 2016년 버거킹 매각시 EBITDA(184억원)의 11배로 매각됐기 때문이다.

할리스커피의 작년 매출은 1408억원, 순이익은 125억원이다. IMM PE가 인수하기 전인 2012년(매출 657억원, 순이익 52억원)보다 두배 가량 성장했다. 할리스는 IMM PE에 인수된 후 직영점 비중을 대폭 늘렸다. 차입금은 약 120억원이다.

그러나 매출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한 스타벅스와 격차가 워낙 큰 데다, 커피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전망도 매각작업이 더뎌지는 이유다. 미래에셋PE가 미국 커피빈 본사를 매각 중이지만, 실패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해외 사업도 신통치 않다. 할리스커피는 지난 2012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베이징(北京)에 첫 직영점을 여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했지만 실패했다. PEF 한 관계자는 "할리스커피는 IMM PE에 인수된 후 실적이 좋아졌지만, 커피 전문점이 워낙 많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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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는 지난해 인수한 로드숍 화장품 ‘미샤(에이블씨엔씨(078520))’도 경영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MM PE는 지난해 4월 서영필 미샤 회장으로부터 1882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후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1392억원을 투자했다. 지분(57%) 확보에 약 400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미샤는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 9월말 기준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약 24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2800억원)보다 14% 가량 줄었다.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만1750원으로 IMM PE가 인수할 당시(약 2만8000원)보다 58% 가량 떨어졌다.

게다가 최근 스킨푸드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00년대 고공성장을 해오며 ‘K-뷰티’ 열풍을 일으켰던 1세대 로드숍 브랜드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CJ올리브영 등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의 급격한 성장,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보복 조처로 내려진 한한령(한류 제한령), 온라인 유통채널 성장, 화장품시장의 침체와 내수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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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매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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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한 관계자는 "VIG파트너스가 2016년 버거킹을 성공적으로 매각했지만 이후부터 상황이 급변해 식음사업(F&B)에 투자하려는 펀드는 많지 않다"며 "마켓컬리·카페마마스 등 매물은 많지만 최저임금 인상, 정부 규제 강화, 소비 트렌드 급변으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윤정 생활경제부장(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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