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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복싱과 격투기의 통합 이벤트' 내년 1월 첫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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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프로복싱과 종합격투기의 통합 이벤트인 ‘어나힐레이션’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 세계챔피언 장정구(오른쪽 네 번째)와 문성길(오른쪽 다섯번째), 전찬열 TFC 대표(왼쪽 네 번째)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사진=랭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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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내에서 최초로 프로복싱과 종합격투기가 결합된 이벤트가 열린다.

프로복싱 프로모터인 T.A.P와 종합격투기 단체 TFC는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19일 서울 강서구 KBS아네나홀에서 복싱과 종합격투기가 함께 열리는 통합이벤트 ‘어나힐레이션(Annihilation.전멸)’ 대회를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에선 그전에 열린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대회다. 종합격투기 5경기, 프로복싱 5경기 등 총 10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프로복싱 메인이벤트는 OPBF(Oriental and Pacific Boxing Federation) 챔피언 결정전이다. OPBF는 과거 국내에서 동양타이틀이라는 이름으로 올드 복싱팬들에게 친숙하다. 슈퍼웰터급 랭킹 11위 이중경(30·T.A.P)이 랭킹 2위 사무엘 콜롬반(33·호주)과 대결을 벌여 챔피언벨트 새 주인을 가린다.

이중경은 처음에 종합격투기로 시작했다가 복싱으로 전향했다. 지난해 1월 프로복싱에 데뷔한 뒤 승승장구해 지난 4월 한국 슈퍼웰터급 챔피언에 올랐다. 프로복싱 통산 전적은 6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OPBF 타이틀전이 열리는 것은 2013년 8월 18일 김민욱이 슈퍼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른 이후 무려 5년 5개월여만이다. 한국 프로복싱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세계챔피언의 씨가 마른 것은 물론 OPBF 타이틀전 조차 거의 열리지 못했다.

이중경은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이 경기에 대해서 준비를 해주셨다”며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꼭 경기에서 좋은 내용으로 승리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종합격투기 메인이벤트는 TFC소속의 간판 파이터 김두환(30·코리아탑팀)이 책임진다. 현재 러시아 파이터가 상대로 유력하다. ‘드렁큰 홍’ 홍준영(27·코리안좀비 MMA)도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종합격투기 분야를 책임질 전찬열 TFC 대표는 “가장 단순한 투기 종목인 복싱과 가장 복잡한 형태의 투기 종목인 종합격투기가 콜라보를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것이라 생각한다”며 “복싱 팬들을 격투기로 이끌고, 동시에 격투기 팬들에게 복싱의 재미를 알리는 윈윈 이벤트가 될 것이다”고 장담했다.

프로복싱과 종합격투기가 겉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함께 한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경기가 성사되는 방식이 다르다.

종합격투기는 프로모터가 대회를 주최하고 동시에 대진을 완성시킬 수 있다. 반면 복싱은 프로모터가 경기를 만들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복싱기구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식 경기로 성사되지 않는다. OPBF나 WBC, WBA, IBF 등이 대표적인 기구다. 국내에는 KBC, KBF 등의 단체가 있다. 이번 경기는 이인경 대표가 이끄는 KBF의 승인으로 열린다.

복싱과 격투기를 어떤 경기장에서 치를까도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는 복싱 링과 격투기 케이지를 따로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런데 생방송 상 기술적인 문제와 선수 동선 때문에 불가능했다. 결국 링에서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링 규격이나 형태가 다시 문제가 됐다. 그것도 로프 5개가 설치된 폭 7m30cm 규모의 링에서 치르기로 합의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기본적으로 기존 복싱 링과 유사한 형태다. 다만 복싱 링이 로프가 4개인 반면 이번에 설치되는 링은 로프가 하나 더 많다.

종합격투기에 배타적인 입장이었던 프로복싱계가 종합격투기와의 공동이벤트를 받아들이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최근 태국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ONE 챔피언십’에서 프로복싱 세계타이틀전이 메인이벤트로 열린 것이 컸다.

복싱과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함께 운영하는 프로모터 T.A.P가 팔을 걷어붙였고 KBF가 이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극적인 협업이 완성됐다.

이상호 KBF 사무국장은 “(종합격투기와의 협력에 대해)프로복싱 현장에선 아직 반대 여론이 크다. 하지만 프로복싱계가 발전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서 받아들이게 됐다”며 “태국의 원챔피언십이 계기가 됐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최 측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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