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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핵실험 없이도 핵무기 개발’...中, 핵심 병기 ‘Z머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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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굴기(堀起)’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Z머신’을 개발하고 있다. Z머신은 핵폭발에 준하는 초고온·초고압 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실험 장치로, 이를 이용하면 방사능이 누출되는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 ‘중국판 Z머신’이라고 명명된 모의 핵실험 장치를 건설하고 있다고 13일(현지 시각)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중국 관계자는 중국판 Z머신은 미국 뉴멕시코주 샌디아국립연구소에 있는 Z머신을 본떠 만들어졌지만, 성능에서는 오히려 원본을 앞선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Z머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2018년 12월 13일(현지 시각) 전했다. Z머신은 핵폭발에 준하는 초고온·초고압 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실험 장치다.


1996년 미국 에너지부 주도로 만들어진 Z머신은 막대한 전력을 이용해 핵폭발과 유사한 극단적인 고온·고압 환경을 만들어내는 실험장치다. 방사능 누출 등 많은 부작용이 따르는 지하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핵무기를 개발해낼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NNSA)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Z머신을 이용해 50여건의 핵무기 성능 실험을 실시했다.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핵물리학자는 "6000만 줄(Joule·물리학에서 힘의 단위)의 출력을 갖고 있는 중국판 Z머신은 1억℃가 넘는 실험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는 미국에 있는 Z머신(270만 줄)보다 22배나 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실험장치는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는 것"이라며 "몇년 내에 완성돼 실제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쓰촨대 핵공학연구소의 류보 조교수도 "이 장치는 핵무기 실험 뿐만 아니라 핵융합 연구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밝혔다.

차세대 군사 패권을 두고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국은 Z머신이 완성되면 핵무기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차이나유스데일리는 "핵무기 경쟁에서 미국을 꺾는다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며 "중국은 최고의 연구 시설로 명문대 출신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지난 5월 보도했다.

조샤오빙 칭화대 전자물리학 교수는 "중국 정부가 핵 연구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다"며 "미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투자를 줄이는 사이, 중국은 막대한 투자로 앞서나갈 것"이라고 SCMP에 전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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