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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어수선한 환경 속에 KCC 중심 잡은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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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KCC 이정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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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전주 KCC는 올해 가장 혼란스러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성적 부진에 따른 추승균(44) 감독의 사퇴 그리고 전창진(55) 전 감독의 수석코치 선임 불발 등으로 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휴식기 전후로 3연패에 빠진 KCC는 7위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12일 안양 KGC인삼공사를 2차 연장 끝에 111-109로 꺾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흔들리는 KCC를 일으켜 세운 건 국가대표 슈터 이정현(31)이었다.

이정현은 이날 무려 46분23초를 뛰면서 3점슛 4개 포함해 33점 9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33점은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이다. 3쿼터에 코트를 바꾸지 않고 경기를 개시한 사상 초유의 해프닝 속에도 동요하지 않고 코트를 누볐다. 특히 2차 연장 종료 1.5초 전엔 결승 2점슛을 꽂아 팀의 연패 사슬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끊었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프로농구 역대 최고 연봉 9억2,000만원을 받고 KGC인삼공사에서 KCC로 둥지를 옮긴 이정현은 이번 시즌 안정감을 찾았다. 대표팀을 오가느라 비시즌 때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은 여전히 부족했지만 이적 첫 해보다 한결 팀에 녹아 든 모습이다. 또 한 골이 필요한 승부처에서 특유의 해결사 기질도 다시 발동했다.

이정현은 “연패 중이라서 힘든 점이 많았다”며 “어수선하고 분위기도 떨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수들과 꼭 이기자는 각오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추승균 감독님이 사퇴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각성했다”며 “서로 궂은 일을 하고 있고 책임감을 갖고 뛴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부처에서 강한 비결도 다 이유가 있었다. 이정현은 KGC인삼공사 시절이었던 2016~17시즌 서울 삼성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위닝샷을 터뜨린 기분 좋은 기억이 있고, 평소 연습 시에도 긴박한 순간을 가정하고 훈련에 임한다. 지난 2일 부산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지역예선 요르단전에선 후반에만 15점을 몰아쳐 한국의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그는 “승부처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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