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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유력' 메도스 하차…'권력암투설'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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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트럼프 대통령 일가 내 권력투쟁이 잇단 하차 원인" 분석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올해 말 물러날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의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되던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하원의원이 차기 비서실장 경쟁에서 탈락했다.

미 행정부의 가장 힘 있는 자리 중 하나인 백악관 비서실장을 두고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검토 단계에서 하차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인선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과 장녀, 사위 등 가족 간 권력투쟁이 개입해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도스 의원에게 의회에 남아 지금 하고 있는 훌륭한 일을 계속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메도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훌륭한 친구이며 의회에서 엄청난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도스 의원은 공화당 내 강경그룹 '프리덤 코커스'를 이끄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우군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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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메도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자 "내 지역구와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분명 검토해볼 만한 문제"라며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메도스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대통령의 차기 비서실장 후보 명단에 아주 많은 훌륭한 인사들이 올라 있다는 것을 안다"며 "누가 비서실장이 되든 나는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메도스 의원이 제외되면서 정부의 가장 힘 있는 자리 중 하나인 백악관 비서실장 직은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를 낙점했으나 임기 문제에 대한 견해차로 무산됐다고 WSJ은 보도했다.

에이어스 실장은 몇 달만 백악관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다 고향인 조지아로 돌아가기를 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보다 더 길게 봉사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대통령의 딸과 사위가 (대통령 비서실장) 선발 과정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에서 충성도와 정치적 노련함, 운영 경험 등 외에도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보좌관 부부의 'OK 사인'을 얻는 것이 중요한 선발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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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트럼프(오른쪽) 백악관 보좌관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보좌관 부부.



폴리티코는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가 자신들의 우군이 될 만한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이날 후임자 경쟁에서 하차한 메도스 의원을 포함해 데이비드 보시 전 트럼프 대선 캠프 부본부장,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을 이방카 부부 변수로 인해 가장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후보로 지목했다.

이보다 앞서 에이어스 비서실장 카드가 무산되는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반대가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에이어스는 이방카-쿠슈너 부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멜라니아 여사의 반대로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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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EPA=연합뉴스]



이런 보도들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 일가 내 권력 암투가 대통령 비서실장직 인선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AP 통신은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은 민주당이 내년 1월 하원을 장악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와 그의 가장 논쟁적인 정책 중 일부를 조사하려고 준비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토 중인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는 보시 전 대선 캠프 부본부장,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릭 페리 에너지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므누신 장관은 현직에 남아 있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도 물망에 올랐지만 스스로 그 자리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자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짜 뉴스"로 규정하며 "10명이 넘는 많은 이들이 경합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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